'경찰 추락사' 용산 집단마약 참석자 25명 2심도 실형…일부 감경

마약 모임 열고 집단 투약 혐의…현직 경찰관 추락사하며 발각
주최 도운 주범 1심 2년6개월서 2심 2년으로 감경…합성마약 혐의 무죄

서울 용산구의 아파트 단지에서 현직 경찰관이 추락사한 '집단 마약' 의혹 모임 피의자 중 한 명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9.1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현직 경찰관이 추락사하면서 발각된 마약 모임의 참석자들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서울고법 형사14-2부(부장판사 오영상 임종효 박혜선)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모 씨와 김 모 씨 등 참석자 5명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정 씨와 김 씨에게는 징역 2년, 나머지 피고인들 중 엑스터시와 케타민을 투약한 두 명에겐 징역 1년 6개월, 필로폰을 투약한 한 명에겐 징역 4개월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마약 투약 혐의 자체는 유죄로 보면서도 "공소사실 중 합성마약 부분은 다른 형사사건에서도 기소됐고, 그 사건 항소심에선 무죄 판단이 있었다"며 △합성마약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제공됐을 가능성 △합성마약을 반입한 미필적 인식과 고의가 증명되지 않은 점 △합성마약은 구입하거나 투약하지 않았단 피고인들의 일관된 진술 등을 들어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다수의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함께 여러 마약류를 투약해 그 확산 가능성이 큰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모임의 참석자 중 한 명이 추락해 사망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사회에 충격을 줬단 점에서 죄질이 높고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씨의 경우 모임에 참석해 엑스터시와 케타민을 투약했는데 2019년에도 동종의 범죄로 집행유예 선처를 받은 전력이 있고 김 씨의 경우 모임 개최에 기여해 그 죄책이 무겁다고 판단했다"며 "비록 피고인들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김 씨의 경우 이전에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이긴 하지만 공소사실 중 일부를 무죄로 판단하더라도 형 감경은 어렵다"고 했다.

또 재판부는 나머지 피고인들과 검사가 각각 형이 무겁거나 가볍다며 양형 부당을 주장한 데 대해 "원심 각 형의 재량은 합리적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부당해 보이지 않는다"며 양측 요청을 모두 기각했다.

하지만 이들은 판결 일주일만인 지난 4일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하면서 대법원 판결까지 가게 됐다.

앞서 1심에선 정 씨와 김 씨에게 각각 징역 2년 6개월, 나머지 피고인들 중 엑스터시와 케타민을 투약한 두 명에겐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필로폰을 투약한 한 명에겐 징역 4개월이 선고됐다.

이들은 지난해 8월 26일 서울 용산에서 마약 모임에 참가해 엑스터시, 케타민 등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참석자는 강원경찰청 소속 A 경장을 포함해 총 25명이었다. 이 모임은 A 경장이 추락해 숨지면서 발각됐다.

수사 결과 주범인 또다른 정 모 씨가 용산 아파트 세입자로 장소를 제공했고, 다른 주범 이 모 씨가 마약 공급을 담당하며 모임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 정밀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이 씨 등 6명이 먼저 재판에 넘겨졌고, 또 다른 참석자 11명은 지난 4월 검찰에 송치했다. 마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나머지 8명은 불송치됐다. 주범 정 씨와 이 씨는 지난달 열린 2심에서 각각 징역 3년 6개월, 4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비뇨기과 의사, 대기업 직원, 헬스 트레이너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은 모임을 '헬스동호회'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장에선 주사기와 성분 미상의 알약이 발견됐고 부검 결과 A 경장에게서도 필로폰·케타민·엑스터시와 신종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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