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청소노동자 살인' 70대 구속 기소…'우발 범행' 판단(종합)

가지고 다니던 흉기로 수 차례 찔러 숨지게 해
검찰 조사서 "피해자가 무시한다고 느껴 범행"

숭례문 지하보도에서 60대 환경미화원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리 모 씨가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8.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정재민 기자 = 검찰이 서울 숭례문 광장 인근 지하보도에서 60대 청소노동자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70대 남성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최순호)는 지난 22일 살인 혐의로 리 모 씨(71)를 구속 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리 씨는 지난 2일 오전 5시 11분쯤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 지하보도에서 근무 중이던 중구 용역업체 소속 환경미화원 A 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사건 접수 3시간 후 서울 용산구 동자동 골목에서 리 씨를 긴급 체포했다.

리 씨는 중국 국적의 조선족 불법체류자로, 과거 노숙 생활을 하다 지난해 12월부터 서울 용산구 동자동의 한 여인숙에서 거주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리 씨가 사전 계획 없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봤다. 리 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물을 달라는 자신의 요구를 지인인 A 씨가 들어 주지 않고, 자신이 팔을 붙잡는 행위에 대해 "경찰에 신고한다"고 말하자 무시당한다고 느껴 화가 나 평소 가지고 다니던 가위로 피해자를 여러 차례 찔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고 피해자 유족에 대한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법원은 리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그는 "범행을 왜 저질렀는가", "피해자가 얼마나 무시했다고 목숨까지 빼앗았는가"를 묻는 취재진에 "모른다"고 대답했다. "흉기를 어디서 준비한 건가", "몰랐다는 건 반성을 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등의 이어진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