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원 채용 강요' 민노총 건설노조 간부들, 오늘 대법 판단은

'노조 활동 일환' 볼 수 있는지 살핀 뒤 최종 결론

서울 서초구 대법원. 2023.10.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건설업체를 상대로 소속 조합원 채용을 강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들에 대한 대법원 판단이 23일 나온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이날 오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 등 혐의로 기소된 건설노조 경인지부 사무국장 A 씨와 총괄조직부장 B 씨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연다.

A 씨 등은 지난 2021년 6월~2022년 12월 인천 지역 건설 현장 3곳 업체 관계자들에게 소속 조합원을 채용하도록 협박해 233명을 취업하도록 한 혐의를 받았다. 다른 노조 소속 조합원과 체결한 고용계약을 취소하도록 했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 업체들을 상대로 처벌불원서를 작성하도록 강요했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도 추가됐다.

1심은 A 씨에게 징역 1년을, B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 씨 등의 행위가 사회 통념상 인정되는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2심은 A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B 씨에 대해서는 1심 형량을 유지했다. A 씨의 일부 범행이 미수에 그쳤고 피해자와 합의했으며 업체 대표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 등을 감안해 다소 감형됐다.

대법원은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집회 등으로 공사를 방해할 것처럼 위세를 과시한 행위가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는지 △이들의 행위가 노조법상 '정당한 활동' 또는 형법상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에 해당하는지'를 살필 예정이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건설노조 경기중서부지부 수석부지부장 C 씨, 조직위원장 D 씨, 조직차장 E 씨와 F 씨의 상고심 선고기일도 이날 오전 진행된다.

이들은 2022년 10월 한 건설회사에서 조합원 채용을 거절하자 채용해달라며 노조원 수백 명을 동원해 공사 현장을 점거하고 퇴거 요구에 불응하면서 일주일간 공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공사 관련 고발 등을 통해 공사를 방해할 것처럼 건설회사 관계자들을 협박한 혐의, 노조원을 동원해 집회하던 중 경찰관들을 집단으로 밀치거나 때려 상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

1심은 C 씨와 D 씨에게 각 징역 2년, E 씨와 F 씨에게 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노조원 채용을 강요하기 위해 집회하는 방법 등으로 피해자들을 협박한 범행의 수단 방법이 매우 불량하다"며 "노조 활동도 법과 제도의 테두리 내에서 행해져야 하므로 불법성이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2심은 C 씨와 D 씨에게 각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E 씨와 F 씨의 항소는 기각했다.

항소심 중 피해 업체와 지부 사이에 공사 현장의 잔여 공사에 노조원을 투입하지 않도록 합의가 이뤄져 노조원들이 모두 철수한 점, 피해 업체 대표가 선처를 원한다는 탄원서를 제출한 점 등을 감안했다.

대법원은 △폭처법 위반 및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는지 △퇴거 불응이 노조 활동의 일환으로 볼 수 있는지 △공사 현장과 타워크레인을 점거한 것을 정당한 쟁의행위로 볼 수 있는지 등을 살핀 뒤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