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로비 의혹' 2심서 공소장 변경 놓고 검찰-곽상도측 충돌
檢 "남욱, 김만배와 공모해 곽상도에 총 1억 전달"
곽상도 측 "원심 유죄난 공소사실도 변경 이례적"
-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뇌물·알선수재 혐의 항소심 첫 재판에서 공소장 변경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이 치열한 기 싸움을 벌였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창형 이재찬 남기정)는 19일 오후 곽 전 의원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민간업자 남욱 변호사 등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곽 전 의원과 김씨는 참석 의무가 없는데도 재판에 참석했다.
◇ 검찰 "공소장 전면 수정" vs 곽상도 측 "위법 수사"
재판부가 이날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공소장을 통으로 바꾸자는 것이냐"고 묻자 검찰은 "그렇다"고 답했다.
곽 전 의원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 변경 신청에 강력 반발했다.
곽 전 의원 변호인은 "검찰이 항소이유서 제출 이후 수사를 핑계로 법정 증언에 반하고 증거능력이 없는 범법으로 증거를 수집했다"며 "원칙을 찬탈하고 범죄사실과 관련없는 대상을 압수수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법 수사로 수집한 자료는 증거능력이 없는데도 이를 기초로 곽 전 의원과 병채씨, 김만배씨를 추가 기소했다"며 "추가 기소를 핑계로 영장전담 재판부에서 영장을 받고 수사한 뒤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1심이 유죄를 선고한 (정치자금법 위반 관련) 기본적 공소사실을 바꾸면서까지 공소장을 변경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검찰이 항소심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등이 무죄를 받을까 두려워 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 전 의원은 법정에서 "문재인 정부 이후 저는 자유로운 적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만배에게 돈 달라고 할 수 있었겠느냐"며 "김만배는 편의 제공을 기대했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전달받지 못했는데 이 부분도 제가 책임져야 하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 변경된 공소장…병채씨 '뇌물범'·김만배 '남욱 공범'
곽 전 의원은 화천대유 직원이었던 아들 병채씨를 통해 김씨로부터 대장동 개발사업에 도움 준 대가로 50억원(세금 제외 실수령 25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 뇌물·알선수재)로 지난해 2월 기소됐다.
김씨에게는 회사 자금 25억원을 횡령해 지급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상 뇌물공여·횡령)가 적용됐다. 다만 병채씨는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1심은 곽 전 의원과 김씨가 병채씨를 통해 25억원을 주고받은 뇌물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김씨가 병채씨에게 건넨 퇴직금 명목을 곽 전 의원이 직접 받았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1심은 곽 전 의원이 남 변호사와 함께 20대 총선 무렵인 2016년 3~4월 정치자금 명목의 5000만원을 주고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만 유죄로 인정했다.
곽 전 의원에게 벌금 800만원, 남 변호사에게 벌금 4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검찰은 이 같은 원심판결에 불복해 재수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공소장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증거들을 입수하고 병채씨를 '특가법상 뇌물' 공범으로 새로 기소하기에 이르렀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관련해 검찰은 남 변호사가 곽 전 의원에게 건넨 불법자금이 특가법상 알선수재 명목의 5000만원이 새로 추가되면서 총 1억원으로 늘었다고 봤다. 이 과정에서 김씨를 공범으로 지목됐다.
또 김씨가 2016년 11월 곽 전 의원 후원금 명목으로 화천대유 직원 박모씨에게 법인자금 300만원을 기부하게 하고, 2017년 8월 남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에게 각각 500만원씩 기부하게 한 혐의도 새로 확인했다.
특가법상 뇌물·알선수재 혐의에 대해선 병채씨가 곽 전 의원을 대신해 김씨로부터 25억원을 챙긴 것으로 보고 특가법상 뇌물죄를 새로 적용했다.
곽 전 의원과 김씨에게는 병채씨와 공모해 25억원을 퇴직금으로 은닉·가장한(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를 더했다.
검찰은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곽 전 의원과 병채씨 그리고 김씨를 공범으로 별도 재판에 넘겼다.
1심에서 무죄 선고된 뇌물·알선수재 혐의 2심과 병채씨가 새로 기소된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혐의 1심은 동일 사건이지만 재판은 별도 진행된다. 병채씨 등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에 배당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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