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주 성추행 의혹' 피해자 "노래방 깜깜하고 폐쇄적…작심했구나 생각"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보좌관 성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완주 무소속 의원이 의도적으로 강제 추행했다고 피해자가 증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장성훈) 심리로 20일 오후 열린 박 의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피해자 A씨는 "이전에도 손을 끌어당기며 성희롱한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문이 모두 열린 사무실이었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폐쇄적이고 깜깜한 노래방이어서 '(박 의원이) 작심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강제추행치상·직권남용·명예훼손 등 혐의를 받는 박 의원의 재판에 A씨는 증인으로 처음 출석해 가림막으로 가려진 상태로 진술했다.

A씨는 2016년과 2017년에도 각각 한 차례 박 의원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2017년 회식을 마치고 의원실에 돌아왔는데 그때도 박 의원이 손을 잡으며 성희롱 발언을 했다"며 "밖에 들릴까봐 무섭다고 말하며 손을 뿌리치고 나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박 의원 가족에게서 2차 가해를 당했다고도 진술했다. A씨는 "박 의원의 여동생이 당원과 다툼이 있었다는 이유로 '왜 분탕질 하냐'며 저를 윽박질렀다"며 "박 의원 사촌 동생에게서도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18년간 믿고 의지하고 보좌해 온 국회의원에게서 성폭력을 당하고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버텨왔다"며 "정작 사과조차 하지 않고 반성 없는 가해자가 합당한 처벌을 받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박 의원은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21년 12월9일 서울 영등포구의 노래주점과 인근 지하주차장에서 보좌관 A씨를 강제추행하고 성적 발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지난해 4월 성폭력 혐의로 신고되자 A씨를 면직시키려 제삼자를 동원해 위조된 사직서를 국회 사무처에 제출하고 같은 해 5월 지역구 관계자 앞에서 성폭력 사건 및 피해자 관련 내용을 부당하게 적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는다.

그러나 박 의원은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다.

8월30일에는 법정에서 "참담하고 고통스러운 나날이었다"며 "억울함 속에서도 불필요한 논쟁을 유발하고 싶지 않아 단 한 번도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제추행, 직권남용, 명예훼손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cym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