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웅래 "부정한 돈 안 받아"…사업가 "5차례 6000만원 전달"(종합)

첫 재판서 혐의 부인…"민원 거부하면 비난받아, 떳떳하게 처신"
사업가 "식당·의원실·호텔에서 배우자 통해 건네…인사청탁도"

수천만 원대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10.1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수천만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노웅래 민주당 의원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반면 금품을 건넸다는 사업가는 "배우자를 통해 6000만원을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노 의원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이환기 판사 심리로 열린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차 공판에서 "부정한 돈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국회의원 업무의 70~80%가 민원 처리"라며 "민원인이 찾아올 때는 어려운 상황일 때가 많은데 안 된다고 하면 성의 없다고 비난하거나 척진다"고 토로했다.

이어 "민원인에게 '알아보겠다'고 대답하지만 국회의원이 알아볼 수 있는 것은 한계가 뚜렷하다"면서 "사건 배경이 된 조모 교수(사업가 박모씨 배우자)도 수많은 민원인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이 불법 자금을 수수하면 고위 공직자로서 더욱 엄하게 처벌받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정치활동 내내 떳떳하게 처신해 왔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사업가 박모씨는 증인으로 출석해 공여 혐의를 인정했다.

검찰이 이날 제시한 증거에 따르면 조씨와 노 의원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2020년 2월25일 낮 12시15분 여의도 식당에서 점심 약속을 잡았다.

검찰이 "그날 배우자(조씨)를 통해 노 의원에게 현금 2000만원을 줬느냐"고 묻자 박씨는 "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주황색 명품 가방에 5만원권 묶음 네 개와 지갑을 넣어 줬다"며 "처음 돈을 드리는 것이기에 화를 낼 수 있어 지갑과 넣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씨는 "인사하면서 훗날 자연스럽게 청탁성 부탁을 해도 되겠다 싶어서 그랬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처음 만난 민원인에게서 수천만원을 받는 건 상식에 맞지 않다"는 노 의원 주장에는 "제가 감히 3선 의원 관련 쓸데없는 말을 만들어 내겠느냐"며 "준 걸 줬다고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씨는 노 의원을 만난 배우자로부터 100% 전달했다는 말을 들었고 이를 메모했다고 부연했다.

검찰이 제시한 박씨의 2020년 2월25일자 일정 수첩에는 '노씨2천만원'이라고 기재돼 있다. 노 의원 측은 이를 두고 "노씨가 반드시 노 의원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천만 원대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0.1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그러나 박씨는 검찰 신문 과정에서 "(저랑 거래하는) 노씨는 직원 노모씨와 노웅래 의원"이라며 "직원에게 2000만원을 줄 리는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같은 해 3월14일 제과점 봉투에 담은 1000만원을 조씨를 통해 노 의원 지역구 사무실에서 전했다고도 주장했다. 박씨는 "나라는 사람을 각인시키기 위해서 2000만원을 줬는데 불쾌하게 안 하시고 그래서 1000만원정도 더 줘도 좋은 일 쓰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이후 노 의원실로부터 국토교통부 연락처를 받아 담당 공무원과 자신의 용인 물류 관련 사업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또 조씨를 통해 2020년 7월2일 의원실, 같은 해 11월22월과 12월10일 여의도 한 호텔에서 세 차례에 걸쳐 각각 1000만원을 전달한 혐의도 인정했다.

박씨는 "12월10일은 지인 김모씨의 승진을 부탁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전달된 현금은 다음날인 11일 노 의원의 요청으로 되돌려 받았다고 했다.

노 의원은 2020년 2~12월 발전소 납품·태양광 발전 관련 사업 편의 제공, 물류센터 인허가 알선, 선거자금 등 명목으로 박씨에게서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올해 3월 불구속기소됐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