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 '반토막', 美 금리 인하로 변곡점 맞나[트럼프 당선]
서울 아파트 거래량 7월 9050건→6356건→2993건 급감
미 연준 추가 금리 인하 전망…국내 부동산 시장도 영향
- 전준우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사실상 당선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경기 부양을 위해 미 연준이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나설 경우 위축된 부동산 시장이 변곡점을 맞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7월 9050건에서 8월 6356건, 9월에는 2993건으로 급격히 꺾였다.
9월부터 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DSR) 2단계 등 대출 규제를 본격 시행하면서 매도·매수 모두 관망세에 접어든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과 매수 심리도 2주째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넷째주(28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08%로 2주 연속 축소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0.6으로 전주(101.0) 대비 0.4포인트(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월 셋째 주(101.6→101.0)에 이어 2주 연속 하락이다.
얼어붙은 국내 부동산 시장은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속도에 따라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당선 후 금리 인하가 진행되면 이로 인한 경기 부양과 증시 상승 효과를 자신의 업적으로 과시할 수 있다.
당장 6~7일(현지 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 여부가 결정된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미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이달 Fed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크게 우세하다"며 "트럼프 당선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 속도가 가팔라질 수 있고, 이렇게 되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도 불가피하기 때문에 그동안 높은 금리에 '내 집 마련'을 보류 중인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시장에 다시 유입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여부를 떠나 대출을 조여 부동산 시장을 억누르는 효과가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트럼프의 성향 자체가 '예측 불가'이기 때문에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예단하기 어렵다"며 "일단 금융 완화에 무게가 실리지만 인플레이션, 전쟁 등 국내외 복잡한 정세로 얽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대출 규제로 주거용 시장이 위축됐는데, 그 효과가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렵다"며 "수요자가 규제에 적응한 뒤 우회로를 찾게 되는 경향이 있어 내년에는 서울 중저가 지역이나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시장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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