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내년부터 3만㎡이상 비거주 건물 재생열 도입 의무화

녹색건축물설계기준 개정, 신축 건물에 적용
용적률 완화 및 재생열 공사비 지원방안 마련

12일 오후 서울시청 본관 건물이 파리 기후변화 협정 5주년을 기념해 녹색 불빛을 밝히고 있다. 2020.12.1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내년부터 3만㎡ 이상 신축 비주거건물은 지하개발 면적의 50% 이상의 지열 등 재생열 설치가 의무화된다. 건물 탈탄소화를 선도하고 있는 서울시의 비주거 건물 탄소감축을 위한 두 번째 프로젝트다.

서울시는 이와 같은 내용을 포함해 공사비 지원과 용적률 완화 등 인센티브도 제공해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한다고 24일 밝혔다.

서울의 비주거 건물을 중점 관리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이들이 서울 전체 건물의 2.4%에 불과하지만, 건물 부문 온실가스의 약 3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오세훈 시장도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기후동행 시장회의'와 'C40운영위원회'에 참석해 빌딩의 에너지 사용량을 관리해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기후동행건물 프로젝트'와 '지열 등 재생열 설치 의무기준 도입'에 관해 전 세계 도시정부에 선도적인 서울시 정책을 소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67%를 차지하는 건물부문에서 화석연료 제로를 목표로 내년부터 연면적 3만㎡ 이상 비거주 신축건물 대상 재생열 설치 의무기준 도입, 대도시 서울에 적합한 서울형 에너지 모델 개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서울형 건물에너지 정책 추진계획'을 이날 발표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 제로를 목표로 냉난방에서 활용되는 재생열 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시 또한 건물에너지 소비량의 59%를 차지하는 냉난방에서부터 화석연료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재생열에너지 확대 정책을 통해 건물부문의 탄소제로가 필요한 상황이다.

우선 내년부터 신축하는 연면적 3만㎡ 이상 비주거 신축건물에 대한 재생열 의무기준을 도입한다. 서울시 녹색건축물설계기준을 개정해 지하개발 면적의 50% 이상 지열을 설치하거나 신재생에너지 설치 의무량의 50% 이상을 수열‧폐열 등으로 공급하는 방안 중 사업주가 유리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지하개발 면적이 부족하거나 지하 지장물 등으로 도입 장소 협소, 설치 가능량 부족 등 재생열 설치가 불가능할 경우엔 '재생열자문위원회'(가칭)가 최적의 방안을 제안하고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재생열에너지 설치 의무화에 따른 공사비와 공사기간 증가에 따른 사업자의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용적률 완화와 함께 재생열 공사비 일부를 지원하여 민간 건물의 참여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둘째 대도시 특성상 과밀화로 인한 개별건물에서 에너지자립률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는 서울의 상황을 반영하여 중앙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서울형 에너지 모델'을 개발해 건물 에너지 감축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선도자(First Mover)의 역할을 다진다.

우선 서울의 도심지 고밀화로 인해 개별건물 단위에서 설치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설치 제약으로 제로에너지건물(ZEB) 달성에 한계가 있는 점을 감안하여 대지 외(Off-Site)에 신재생에너지를 설치하는 제도 개선에 나선다.

또한 신축이 아닌 기축건물에서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한 공기열 히트펌프 보급 활성화에도 힘쓴다. 현재 세계 주요 국가와 달리 공기열은 신재생에너지로 분류되어 있지 않아 국가 지원이나 보급에 한계가 있는 점을 고려해 관련 법령 개정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개별건물을 넘어 거점건물을 중심으로 인근 지역 간 에너지 생산․소비하도록 하거나 대학 캠퍼스를 중심으로 독립적인 에너지 활용이 가능한 모델을 개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여장권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폭염, 폭우 등 이상기후로 인한 기후위기에 대한 시민불안감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전 세계적인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재생열에너지 도입을 시작으로 구역 단위로 에너지자립률을 높이는 '서울형 에너지 모델 개발'을 위해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의하여 제도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