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에 경매 나온 부산 법당, 8500만원에도 안 팔린다 '싸늘'
2017년 경매 개시 이후 19번이나 유찰…감정가 '뚝'
토지 제외한 건물만 매각…종교시설 경매 기피도
- 전준우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감정가 5억 원에 나온 부산광역시 한 법당이 7년째 경매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계속되는 유찰로 최저가가 8500만 원까지 내려갔지만, 이마저도 매수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6일 부동산 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부산 사하구에 위치한 종교시설은 2017년 경매 개시 이후 19번이나 유찰됐다.
2021년 2명이 응찰해 5억 5700만 원에 매각됐으나 법원이 불허 결정을 내렸고, 2022년 4억 3300만 원에 낙찰됐으나 이마저도 매각 허가 취소 결정으로 무산됐다.
유찰될 때마다 감정가가 20%씩 내려가 5억 원에서 8500만 원대로 주저앉았지만 1일 매각 기일에서도 또다시 유찰됐다.
다음 기일은 6월 5일로 최저 입찰가 6810만 원에 경매를 진행할 예정인데, 종교시설인 데다 토지를 제외한 건물의 절반에 대해서만 강제 경매가 진행되다 보니 앞으로도 유찰이 거듭될 가능성이 높다.
건물의 지분만 매수할 경우 원칙적으로 명도가 불가능한 데다 토지 소유자의 선택에 따라 토지 사용료를 지급해야 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유치권 설정 등 종교시설을 둘러싼 관계가 복잡한 데다, 입지도 바로 뒤에 아파트가 있고 바닷가 인근도 아니라 낙찰을 받아도 어떤 용도로 활용할지 애매하다"며 "낙찰받을 사람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남는 금액이 없을 때까지 최저가는 계속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경매 시장에서 종교시설의 기피성이 높은 것도 7년째 유찰을 거듭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선임연구원은 "종교재단 소유의 시설이 경매로 나와도 정관상 재단 이사회 허가가 필요해 일반인들이 소유권을 취득하기 어렵다"며 "종교시설을 용도 변경하기도 쉽지 않고, 명도 변경할 때도 신도들의 저항으로 힘들어 경매에 나와도 기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설명했다.
junoo568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