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수 제외' 세제 혜택에 리츠로 매입까지…지방 미분양 소화되나
쌓여가는 '준공 후 미분양' 1만 1867가구, 경기도 악화
전문가들 "충분히 도움될 것"…다만 지역별 양극화 전망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세 부담 경감과 기업구조조정(CR) 리츠 재도입을 통한 매입을 추진한다. 주인을 찾지 못해 통매각이 이뤄지는 등 심각해져 가는 지방 미분양 문제를 이번 기회에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28일 건설경기 회복 지원 방안의 일환으로 미분양 기업구조조정(CR) 리츠 재도입을 발표했다.
미분양 기업구조조정(CR) 리츠는 일반 리츠와 유사한 구조이지만, 투자 대상이 미분양 주택에 한정된다.
과거에도 CR 리츠는 미분양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활용된 적이 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정부는 2년간 한시적으로 총 9개 미분양 CR리츠(기업구조조정리츠)를 도입해 총 3404가구를 매입했다.
결과도 긍정적이었다. 건설사는 최소 30% 이상으로 예상됐던 손실액을 7% 내외로 줄였고, 투자자는 7% 내외 이익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이보다 앞서선 세제 혜택 등의 수요 진작책도 내놓은 바 있다. 지난 1월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전용 85㎡·6억 원 이하)을 최초 구입할 경우 해당 주택은 세제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또 기존 1주택자가 최초 구입 시 1가구 1주택 특례도 적용된다.
정부가 연이어 미분양 해소 방안을 내놓은 까닭은 지금보다 미분양이 늘어나면 건설경기가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달 준공 후 미분양이 전월(1만 1363가구)보다 4.4% 증가한 1만 1867가구로 나타났다. 이는 37개월 만에 최대 수치다. 시간이 지나면 준공 후 미분양으로 전환될 일반 미분양 물량도 6만 4874가구로 쌓여 있다.
건설사에 미분양은 아킬레스건이다. 국내의 건설 사업은 보통 분양 대금을 통해 발생한 PF 또는 공사비를 충당하는 방식이라, 이 대금이 제때 회수되지 못하면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미분양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지역별로 양극화 현상은 뚜렷해질 수 있다고 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금 상황에선 개인이 투자를 하기가 어렵다. 이때 리츠가 나온다면 미분양 물량을 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리츠도 결국에는 수익을 실현해야 하는 만큼 선별적으로 지역을 선택할 텐데, 특정 지역에만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부장대우는 "기업구조조정리츠(CR리츠)를 통한 지방 미분양 주택 매입 프로그램은 지방 공급과잉 우려를 낮추고 미분양 해소와 관련 사업 리스크 저감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라며 "기업구조조정리츠는 회사형 부동산투자신탁이라 지방 미분양 중에서도 시장 개선 효과가 나타날 만한 양질의 사업지 위주로 매입이 집중되는 양극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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