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공포' 재점화?…미추홀구 연립·다세대 '전세가율' 95.4% '경고등'

평균 전세가율, 89.3%→95.4%…한 달 새 6.1%p '상승'
"주변 시세·선순위 권리관계·집주인 채무 등 반드시 확인해야"

17일 오전 전세사기 피해 사망자 A씨(30대)가 거주한 인천시 미추홀구 한 아파트 현관문에 전세사기 피해 수사 대상 주택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2023.4.17/뉴스1 ⓒ News1 정진욱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대규모 전세사기 피해가 발생한 지 1년여가 지났지만, 추가 피해 불씨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인천 미추홀구의 연립·다세대 주택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치솟으면서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을 중심으로 전세사기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금 퍼지는 분위기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의 연립·다세대 전세가율(최근 3개월)은 평균 71.7%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71.2%, 지방은 74.0%로 나타났다.

특히 전세사기 피해 진앙지로 불리는 인천 미추홀구 전세가율은 평균 95.4%로 한 달 전(89.3%) 대비 6.1%포인트(p) 상승했다. 이 기간 전세보증보험 사고 건수는 457건(사고율 45.7%)에서 477건(사고율 49.4%)으로 20건이 증가했다.

서울에서는 다수의 전세사기 피해가 발생한 강서구(77.1%→79.1%), 구로구(68.9%→70.6%), 금천구(68.9%→69.7%) 등 모두 전세가율이 일제히 상승했다.

사진은 현재 인천 미추홀구 지역 내 진행 중인 경·공매 물건.(경매지도 제공)

문제는 2030 청년층 일부가 전세시장으로 점차 복귀하면서 이들 지역 내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서울 지역의 신축 연립·다세대 주택의 월세가 오르는 반면 전세대출금리가 낮아지면서 싼 가격에 새집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신축 연립·다세대 원룸(전용면적 33㎡ 이하) 평균 월세는 100만 원(보증금 1000만 원 기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중 은행권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최저 2%대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봄 이사철이 되면서 전세를 찾는 문의가 간간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세사기가 터진 이후부터는 세입자들이 먼저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하지를 묻는다"며 "(우리도) 전세 계약서를 쓸 때 '보증보험 가입이 안 될 시 계약금 전액을 반환한다'는 특약을 쓰고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부득이 전세를 구해야 한다면 몇 가지 중요 사항들을 반드시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엄정숙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계약 전 주변 부동산의 매매가와 전세가를 파악하고 해당 부동산의 선순위 근저당권 등 권리관계와 집주인 채무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건물 전체가 한 명의 집주인으로 이뤄진 다가구주택은 다수의 세입자가 있기 때문에 본인보다 순위가 우선하는 보증금을 확인해 문제(경매)가 발생할 경우 변제받을 수 있는 금액을 가늠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