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용 중간재 최근 3년간 35.6% 뛰어…안정 수급 가능해야 정책도 효과(종합)

건정연, 건산연과 '건설자재 수급' 세미나 공동 개최
레미콘 수요 감소 전망…빅데이터 활용 자재 예측시스템 필요성 언급

5일 서울 건설회관에서 열린 건설자재 수급 여건과 정책 개선방안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대한건설정책연구원 제공)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건설용 자재 가격이 역대급으로 뛰면서 건설현장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건설 자재 가격 상승은 사업성 악화, 분양가 상승 등으로 이어지는 연쇄 파급 효과를 줄 수 있어 안정적인 수급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5일 서울 건설회관에서 대한건설정책연구원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건설자재 수급 여건과 정책 개선 방안'에서는 주요 건설자재 수요 동향 및 전망을 비롯해 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가 등 부정적 파급효과가 논의됐다. 또 건설자재의 수급 정상화 방안 등 안정적인 건설자재 수급 지원 정책과 개선 방안도 논의됐다.

세미나는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이 '건설경기 변화에 따른 주요 건설자재 수요 동향 및 전망'을, 박선구 건정연 연구위원이 '건설자재 수급 문제점 및 정상화 방안'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박철한 연구위원은 올해는 고금리·고물가의 영향으로 건설수주, 건설투자가 모두 감소하는 등 건설경기 부진이 예상됨에 따라 건설자재 수요도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2020년 12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건설용 중간재 물가지수가 35.6% 증가했고, 공사비도 같은기간 27.6% 상승했다”며 “건설업 원가 명세 중 자재비는 31.2%를 차지하고 있는데 자재비가 계속 상승해 2022년에는 134조9000억원의 자재비가 들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요 건설자재 가운데서는 주택공사 물량 감소 영향으로 레미콘의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전망했다. 또 건설경기 부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자재 수급이 전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건설기업과 건자재업체 간 협력과 공생관계가 유지돼야 하고, 정부는 수급 안정화 목표하에 공정경쟁을 유도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올해 자재 중 시멘트와 골재는 건설물량 감소 대비 정부의 GTX, 가덕도 신공항 등의 토목공사 물량으로 수요 감소 폭이 완화될 것으로 보지만 레미콘이나 철근은 수요 감소 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주택공급 활성화 등의 대책을 내놓지만 모든 것의 기본은 안정적 자재수급이어서 수급 안정화가 반드시 돼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박선구 연구위원은 건설자재 가격 변동으로 산업간 갈등을 초래됐으며 이에 따라 사회적 비용이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또 비용 상승에 따라 건설수요가 위축돼 건설경기는 부진하고 기업의 수익성은 악화됐고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관급자재를 중심으로 공급 차질까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건설자재시장 정상화를 방안으로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건설자재 예측시스템 개발과 고도화, 관급자재 수급 개선을 위한사급전환 비율 조정 등 제도 개선 추진, 건설자재 수급 및 가격 변동에 따른 갈등 해소를 위한 건설자재 수급협의체 구성 및 운영과 시장 정기조사 도입 의 4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박선구 연구위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도로공사 등 여러 기관이 가장 불만스러워하고 수급 문제가 있는 자재가 레미콘이라고 한다”며 “제때 자재가 공급되지 않으면 해당 건출물의 품질은 저하될 수밖에 없어서 관급 공사에서 사급 자재 사용 비율도 현재 20%에서 필요시 조금 더 늘려줬으면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박홍근 서울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아 김태환 ㈜산군 대표이사, 엄영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택기술처 팀장, 우정훈 국토교통부 건설산업과장, 이현종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 회장 등이 건설자재 수급 상황과 시장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김희수 건정연 원장은 "올해 건설경기는 선행지표 부진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크다"며 "자재수급 문제로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호간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충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도 "건설업체와 자재업체가 어느 한쪽의 이익을 극대화하면 결국 국민 부담만 가중되고 중장기적으로 모두가 손해를 본다"며 "안정적인 자재 수급을 위해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