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공시가 현실화 계획 '폐지안' 포함해 원점 재검토"[일문일답]

내년도 공시가격 현실화율 공동주택 69.0%…2020년 수준
내년 1월 연구용역 착수해 하반기 중 개편 방안 마련

내년도 공시가격 현실화율 발표하는 김오진 국토부 제1차관(국토교통부 제공)

(세종=뉴스1) 박기현 기자 =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이 2020년 수준에서 동결된다.

내년에 적용되는 현실화율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 기준으로 평균 69.0%다. 단독주택과 토지는 각각 53.6%와 65.5%를 유지한다.

이번 동결은 정부가 기존 로드맵으로 인해 부동산 시세는 떨어지는데 공시가격은 올라가는 등 각종 문제를 야기한다면서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조치다.

정부는 기존 계획을 보완하는 부분적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현실화 계획에 대한 폐기 방안까지 포함해 재검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정부는 내년 1월부터 관련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국민 인식 조사를 거쳐 현실화 계획에 대한 근본적 개편 방안을 내년 하반기 중에 마련하기로 했다.

다음은 김오진 제1차관과 진현환 주택토지실장, 남영우 토지정책관 등 국토부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대통령 공약사항이고 국정과제이기도 한데 왜 이제서야 원점 재검토를 하겠다며 용역에 착수하는지.

▶(김 차관)지난해 하반기부터 국토부에서 현실화 계획이 갖고 있는 전반적인 문제점에 대해 집중적으로 재검토를 해왔다. 전문가나 연구용역을 통해서 다양하게 의견을 수렴해왔다. 저희가 생각하는 공정과 상식에 맞는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만들어내는 데 한계가 있지 않나 생각했다. 많은 산통 끝에 재검토라는 결론을 도출했다는 말씀을 드리겠다.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전면 재검토라는 의미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다면.

▶(김 차관)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에 대한 대안을 결론을 내놓고 짜맞추는 식은 아니다. 국민의 다양한 인식 수준과 부동산 시장, 목표 수준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해서 원점에서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뜻이다.

-지난해에도 계획을 수정하겠다고 했다가 올해 수정안을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시 재검토하겠다는 뜻은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아예 폐지하는 방안을 염두에 뒀다고 볼 수 있는지.

▶(진 실장)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에 대한 논란은 꾸준히 있었다. 현실화 계획은 그 해의 변동폭에 추가로 현실화율 상향까지 포함해 더 올리는 것이다. 정부가 추가로 정책가격을 올린다는 점에서 증세 목적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을 수 있다. 이처럼 현실화 계획이 국민 인식에 맞는지, 과세 형평성에 부합하는지 검토하는 상황이다. 거기에는 당연히 폐기안도 포함된다. 목표 연도를 수정하는 방안이라든지 현실화 계획 내에 국한된 것은 지난해 검토했기 때문에 더욱 근본적으로 폐기를 한다면 다른 대안이 무엇이 있는지까지 보겠다는 것이다.

-법률에 현실화 계획이 언급되는데 현실화 계획 자체를 폐기하면 법을 넘어서는데.

▶(진 실장)만에 하나 현실화 계획을 폐기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이 나면 당연히 법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지금 말씀드리는 건 법 테두리 안에서 현실화 계획을 마련하겠다는 뜻이 아니고, 제도가 필요없다면 폐지안을 발의하는 방안까지 포함해서 말씀드리는 것이다.

내년도 공시가격 현실화율 발표하는 김오진 국토부 제1차관. 진현환 주택토지실장(왼)과 남영우 토지정책실장(오)(국토교통부 제공)

-기왕에 세부담을 낮추겠다고 한다면 현실화율도 낮추면 되지 않느냐.

▶(진 실장)우선 2020년 수준으로 고정을 한 것이다. 작년과 올해의 현실화율이 동일한데 집값이 작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 보유세 부담이 작년과 거의 달라지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변동 없다는 전제 하에서 공시가격만 놓고 보면 보유세 부담은 올해와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간단한 답변은 현실화율은 고정이기 때문에 개별주택의 올해 시세변동률만큼만 조정된다고 보면 된다.

-고가·신축 아파트 중심으로 올해 가격이 올랐는데 2020년 수준을 반영할 때 공시가격 오를 수 있지 않나.

▶(남 정책관)개별주택에 대한 가격 인상 수준과 등락은 일정하지 않다. 일률적으로 공시가격이 내년에 상승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 고가주택의 가격 상승은 있는 것처럼 보이니까 현재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적용하면 다소 상승 요인이 있을 것이다.

-공시가격 시세 준하게끔 단계적으로 현실화해야 한다고 보는지.

▶(진 실장)국민 의식을 조사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현실화 계획은 시세 대비 공시가격을 끌어올리는 게 골자인데 그게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측 가능한 수준에서의 적정 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이 뭐가 있을지 고민해보겠다는 것이다.

-과세 형평성의 측면에서 공시가격이 현실화율과 유리된 상황을 그대로 둬도 괜찮다고 생각하는지.

▶(김 차관)공시가격은 국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67개 행정제도와도 연결돼 있다. 그런 부분을 감안해서 원점에서 과연 어떻게 현실화율 목표를 삼고, 목표 도달 기간을 어떻게 설정하는 것이 맞는지 보겠다는 것이다.

-시세 반영률이 낮다는 것은 세금을 할인해주는다는 뜻도 되는데. 현실화 계획이 정부가 세부담을 높인다고 볼 수 있는지.

▶(진 실장)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은 할인 아니고 할증이다. 2020년 11월에 도입된 후 35~40년까지 공시가격을 시세에 맞게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주목적이다. 그게 적합한지 다시 보겠다는 것이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