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무역장벽 'RE100'…SK에코플랜트, 수출 기업 구원투수로
'RE100' 수출 기업 발등의 불…SK에코, 직접 전력 거래
해상풍력 재생에너지도 선도…SK오션플랜트와 시너지
- 전준우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지난 9일 경남창원그린에너지센터 2층에 위치한 통합관제센터. 초대형 모니터를 통해 신재생 에너지 수요와 공급 현황이 한눈에 들어왔다. 매일 일정량의 에너지 생산이 가능한 수소연료전지부터 낮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생산되는 태양광 에너지까지, 이곳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에너지 자급자족'이 실현되고 있다.
SK에코플랜트(003340)가 주관하는 창원산단 에너지 자급자족형 인프라 구축 사업은 총사업비 381억원을 투입, 2020년11월부터 2년7개월의 준비를 거쳐 올해 7월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에너지 자족화 모델 구현하고 창원산단내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RE100' 실증을 지원한다는 목표다. 올해 7월부터 현대정밀을 비롯해 4개 중소·중견 수출기업에 2MW 용량의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재생에너지 전력을 직접 공급하고 있다.
◇'RE100' 수출 기업 발등의 불…SK에코, 재생에너지 직접 공급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탈탄소' 움직임이 강하게 불면서 'RE100'은 수출 기업이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새로운 무역장벽이 됐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해야 하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애초에는 기후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목적으로 시작된 자발적인 캠페인이었으나 RE100 기업들은 자사의 재생에너지 사용을 넘어 공급망 전체에 탈탄소를 위한 재생에너지 활용을 요구하는 추세다.
글로벌 기업에 부품, 소재 등을 수출하는 국내 중소·중견기업들도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RE100이 한국의 주요 수출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RE100에 참여하지 않으면 국내 기업의 주요 수출 업종인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패널 산업의 수출액이 각각 15%, 31%, 40% 감소할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제조기업들이 꼽은 가장 큰 RE100 애로사항은 비용 부담(35.5%)이다.
중소·중견기업의 RE100 이행을 위해 SK에코플랜트가 도입한 PPA(직접 전력 거래계약·Power Purchase Agreement) 제도가 돌파구로 주목받는 이유다.
PPA는 전력시장을 통하지 않고 1:N 방식으로 재생에너지 공급사업자가 시간대별 발전량이 구매량 비율(%)을 정해 다수 전기 사용자에게 공급하는 방식이다.
오승환 SK에코플랜트 분산에너지사업 담당임원은 "대기업은 많은 양의 재생에너지 필요하지만, 중소중견 기업은 단계적으로 RE100을 이행하면서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PPA를 통해 태양광 에너지 30%를 공급받고 있는 오정석 현대정밀 대표는 "RE100이 과거에는 권고 사항이었지만 최근에는 고객사의 요구 사항이 되고 있어 2~3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달성한다는 목표다"며 "하나의 회사가 태양광 발전소 하나를 짓는 것보다 (PPA 제도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만들고, 경제적 효율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센터 부지에 설치한 연료전지를 통해 생산하는 전기를 한전으로 거래하면서 얻은 이익을 통해 태양광 재생에너지 전기를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 특히 화석연료 중심의 전력 공급 구조에 따라 산업용 전기료가 계속 오르는 추세라 비용 절감에 대한 기대가 크다.
센터를 운영하는 SK에코플랜트 자회사 이철욱 창원에스지에너지 대표는 "올해 7월부터 4개 중소·중견 수출기업에 신재생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는데 전기 요금은 5년간 같은 가격이 유지된다"며 "화석 에너지를 사용한 산업용 전기료가 계속 오르고 있어 비용 절감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상풍력 재생에너지도 선도…SK오션플랜트와 시너지
SK에코플랜트의 'RE100' 지원은 태양광뿐만 아니라 해상풍력, 그린수소 생산 등 밸류체인을 모두 갖췄다.
특히 해상풍력 사업은 자회사인 SK오션플랜트와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1999년 설립된 삼강특수공업을 2021년 11월 SK에코플랜트가 인수, 해상풍력 밸류체인의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경남 고성에 위치한 42만m² 규모 제 1야드에서는 최대 100m, 2000톤에 달하는 '재킷'(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을 생산하고 51만m² 규모의 제2야드에서는 재킷을 배에 실어 수출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하부구조물 분야에서 아시아 1위의 경쟁력을 갖추며 물량 포화 상태로, 157만m² 규모 제3야드도 건설 중이다.
SK에코플랜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그린수소를 만들어 저장과 수송을 용이하게 하는 것으로, SK오션플랜트의 해상풍력이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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