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2구역 시공권 지킨 대우건설…북아현2구역은 이번주 결론
대우건설 "재신임 감사…협의 후 빠르게 계약 체결"
북아현2구역 23일 총회…시공사 계약 해지 안건 상정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이른바 '118 프로젝트'로 불리는 고도제한 완화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시공사 교체에 나섰던 한남2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한남2구역 조합)이 내년까지는 우선 현 시공사를 유지하기로 했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2구역 조합은 전날(17일) 오후 임시총회를 열고 '대우건설(047040) 시공사 선정 재신임(찬성, 반대)의 건'을 상정 후 조합원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전체 조합원 909명 중 742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그중 414명이 찬성, 317명이 반대해 시공사로 '대우건설'을 유지하기로 했다.
앞서 한남2구역 조합은 지난 1일 대의원회를 열고 대우건설 재신임 여부를 총회에 상정하지 않기로 결론낸 바 있다. 다만 조합장 직권으로 전날 임시총회를 개최 후 재신임 여부를 안건으로 상정했는데, 조합원들도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유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조합이 계약 해지 안건을 논의하게 된 건 '고도 제한' 완화를 두고 갈등이 벌어지면서다. 지난해 11월 조합이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할 당시, 대우건설은 고도 제한을 118m까지 풀어 최고 21층으로 짓겠다고 한 바 있다. 이른바 '118 프로젝트'다.
다만 고도 제한을 완화하려면 서울시에 정비계획 변경 신청을 해야 하는데, 시는 높이 규제 완화에 회의적이다. 재정비촉진지구로 묶인 한남뉴타운은 현재 '남산 경관'을 보호하기 위해 90m 높이 제한을 받고 있다. 한남2구역이 속한 한남뉴타운의 경우 인천공항에서 강변북로를 따라 잠실 마이스로 가는 주요 길목에 있어 남산 경관의 핵심이라 고도 제한을 풀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조합은 고도 제한 완화가 실현 불가능하다고 보고 대우건설 측이 약속을 어겼다며 해지 수순에 나섰다. 고도 제한 완화를 기다리려면 사업이 지연될 우려가 있기도 하다. 이미 시공사 재선정을 염두에 둔 듯 삼성물산에도 추후 수주전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반면 대우건설 측은 118 프로젝트가 불가능해질 경우에도 각종 인센티브를 조합에 제공하고, 프로젝트 최종 불가능 판단 시점까지 투입된 용역비 등 비용도 부담할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불가를 이유로 조합이 시공사 지위를 해제해도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발송하며 달래기에 나섰다.
118 프로젝트 가능 여부에 대해 내년 8월31일까지 서울시 검토를 기다려보고 불가능할 경우 시공사 지위를 스스로 포기하겠다는 조건도 함께 내걸었다.
이번 총회 결과에 따라 대우건설은 내년 8월31일까지 한남2구역에서의 시공사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조만간 조합 측과 정식 시공사 계약 체결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을 믿고 재신임해준 조합원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며, 조합과 협의해 빠르게 계약 체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추가로 제안한 조건까지 포함해 모두 성실히 이행하고 대우건설의 모든 역량을 다해 한남써밋을 한강의 정상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남2구역 외에도 시공사와 조합간 계약 유지를 두고 갈등을 이어가는 조합이 속속 나오고 있다.
공사비 인상 여파로 시공사업단(삼성물산(028260), DL이앤씨(375500))과 갈등을 이어오던 북아현2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북아현2구역 조합)의 경우 오는 23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업단과의 계약을 해지하는 안건을 올린다.
당초 북아현2구역 3.3㎡당 공사비는 490만원이었으나, 지난해 610만원으로 인상됐다. 이어 시공사업단 쪽에서 조합 마감재를 반영한 3.3㎡ 859만원이라는 추가 공사비 인상안을 내놓으면서 갈등이 깊어졌다. 추후 시공사업단은 일반마감재를 반영해 3.3㎡당 749만원 수준의 공사비를 다시 제시했으나 협상에 진전은 없는 상태다.
최근 조합은 시공사업단에 계약 해지에 대한 입장을 묻는 공문을 최종 발송했고, 조합 측은 총회 전날인 22일까지 답변을 기다려볼 방침이다. 대화를 단절하겠다는 것은 아니며, 협상을 시도해온다면 임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d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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