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특별감찰관 여야 합의해오라…한동훈, 뭐가 왜곡이냐"(종합)

(서울=뉴스1) 한상희 정지형 기자 = 대통령실은 23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별개로 특별감찰관 추천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여야가 합의해서 오면 임명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국회로 공을 돌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대사 임명을 당에서 먼저 연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별감찰관 임명은) 집권여당이 여야 합의해서 가져오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관계 없이 여야가 합의해서 오면 특별감찰관을 임명하는 건가'라는 질문에는 "여당 내에서 북한 인권재단 이사와 연계해 추진하겠다고 했으니 당 내에서 해결할 문제"라고 답했다.

앞서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 회의에서 "특별감찰관 추천에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이 전제 조건이라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 국민 공감을 받기 어렵다"며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그 이후로 미루지 않겠다"고 밝혔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의 배우자 등 친인척과 대통령실 직원의 비위 행위를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대통령실의 발언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으로 악화된 민심을 감안해 특별감찰관 추천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힌 한 대표의 입장에 사실상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일 한 대표와의 회동에서 "특별감찰관은 여야가 합의할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야당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 없이 여당이 먼저 특별감찰관 추천을 진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한 대표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해석됐다.

친윤계 추경호 원내대표도 이날 특별감찰관 추천과 관련 "특별감찰관은 국회 추천 절차가 있어야 한다. 의원총회를 통해서 결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한 대표와 엇박자를 냈다. 추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 재판)선고 일자 전에 자연스레 (당내 총의가) 모이면 하는 거고, 그보다 시간이 더 필요하면 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면담 내용이 각색됐다는 한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회담 결과를 있는 그대로 설명했다"며 "어떤 부분이 왜곡이라는 것인지 말해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이어 "엄중한 정치 상황에서 당정이 하나 돼 어려움을 극복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특검법 정국에서 대통령실을 상대로 각을 세우고 있는 한 대표의 행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읽힌다.

한 대표 측이 제기한 '의전 홀대' 논란에 대해 이 관계자는 "전혀 그런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니다"라며, 회동이 지연된 것은 북한 러시아 관련 안보 회의와 영국 외교장관 접견 등으로 인해 일정이 늦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화하는 데 테이블 모양이 중요한가"라고 반문하며 "의전 홀대는 본질에서 벗어난 얘기"라고 했다.

사진 촬영 논란에 대해서는 "제한된 시간 내에서 행사를 하다 보면 빨리 사진을 찍고 나와야 한다"며 "다양한 각도로 찍은 사진 중 선택한 것이지 의도를 갖고 한 건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개선할 점이 있다면 충분히 반영해서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한 대표가 오는 11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선고 이전에 김 여사와 관련을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 "면담에서 충분히 대통령이 말씀하셨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홍준표 대구시장과의 비공개 회담에 대해서는 사전에 예정돼 있던 회담으로, "대구·경북(TK) 신공항과 TK 통합 등 지역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한 대표와 관련된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