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무실' 공개한 윤 대통령…부친 기억 담긴 책장 소개
대통령실 내 주요 장소 선봬…도어스테핑 무대도
국무회의장에선 앵커에 대통령 자리에 착석 권유
- 정지형 기자, 박종홍 기자, 노선웅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박종홍 노선웅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10시 한국방송공사(KBS)를 통해 방영된 신년 대담 중 용산 대통령실 내부를 처음 공개했다.
이날 대담은 윤 대통령이 진행자인 박정범 앵커를 대통령실 건물 입구에서 마중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녹화는 지난 4일 진행됐으며 용산시대를 연 집무실을 국민에게 소개한다는 취지에서 집무실 등에서 촬영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인사를 나눈 뒤 과거 출입기자단과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회견)을 진행한 곳에서 대화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이 2022년 11월 이후로 중단된 것과 관련해 "각 부처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이 안 된다"며 "대통령과 국민 사이 메시지 소통에도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비판 여론이 있어서 한 60회까지 하고 일단 중단했다"고 했다.
이어 두 사람은 대통령 집무실로 향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가 열리는 책상을 소개하고 집무실 한편에 세워진 120대 국정과제가 적힌 표를 선보였다.
윤 대통령은 "늘 미진한 것을 파악하기 위해 갖다 놨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선물한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여기서 끝난다) 명패도 화면에 잡혔다. 해당 문구는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 재임 때 자주 사용하던 경구다.
윤 대통령은 "제가 이 문구를 평소에 좋아했다"며 명패를 직접 들어보이기도 했다.
집무실에는 부친 고(故)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생전 50년 이상 사용한 책장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부친이 작고한 뒤 집무실에 가져왔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아버지께서 한국 경제 불평등에 대한 통계 분석에 관심을 많이 가지셨다"고 회상했다. 또 부친이 직접 번역한 '페티의 경제학' 책을 꺼내며 "번역하시다가 황반변성이 와서 수술도 두 번 하시고 고생하셨다"고 일화를 들려줬다.
윤 대통령은 부친 책장을 둔 이유를 묻는 말에 "아버지를 기억하고 싶었다"며 "시장이 효율적이고 공정하고 시장 시스템을 통해야 정의가 실현된다는 말씀을 많이 하셔서 새기고 일하기 위해 갖다 놓았다"고 했다.
국무회의장에서는 윤 대통령이 박 앵커에게 대통령 자리에 앉아볼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박 앵커와 청사 내부를 둘러보면서 용산으로 집무실을 이전한 것과 관련해 "수석비서관, 행정관들이 아주 일하기 편하다고 한다"며 "대신 제가 보고를 많이 받아야 해서 일하기 힘들다"고 웃음을 짓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복도에 걸린 사우디 국빈 방문,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 늘봄학교 현장 방문 사진을 박 앵커와 함께 살펴봤다. 윤 대통령이 초등학생일 때 부친과 여행을 갔던 흑백사진도 있었다.
또 윈스턴 처칠 연설문 모음집, 코페르니쿠스 천문학 저서 모음집 등 해외 순방 때 각국 정상에게 받은 선물을 소개했다.
대담 마지막에는 윤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사진 앞에서 '어떤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나'는 질문에 "어린이를 많이 아낀 따뜻한 대통령,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 미래를 준비한 대통령"이라고 답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100분 분량으로 방송된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경제와 남북관계, 외교 등 주요 현안을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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