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내각에 "개혁 TF 만들어 어젠다 끌고 가라"[통실톡톡]

국무회의서 당부…"뒷북 치지 말라는 취지"
용산도 어젠다 발굴 속도전…이관섭 체제에 탄력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3회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부처마다 '개혁 TF'를 만들어 개혁 어젠다(의제)를 선점해 끌고 나가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12일 전해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장관들에게 이같이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장관을 보좌하는 개혁 TF를 설치해 바쁜 가운데서도 개혁 어젠다를 끌고 갈 수 있게 보고도 받고 해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같은 발언은 윤 대통령이 내각과 참모들에게 집권 3년 차를 맞아 변화를 요청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뉴스1과 한 통화에서 "뒷북만 치지 말라는 취지"라며 "강요는 아니지만 좋은 아이디어여서 부처들에서도 설치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개혁은 궁극적으로 국민이 경제활동에서 자유를 온전히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참석자들에게 개혁의 의미를 재차 짚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정부 국정철학과도 맞닿아 있는 대목으로 개혁이 규제를 없애거나 완화하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이는 윤 대통령이 올해 처음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최근 임명된 장관을 포함해 내각에 개혁 정부 이미지를 강조하는 한편 적극적인 정책 발굴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하는 정부'를 전면에 내세운 뒤 '속도'와 '추진력'을 꾸준히 언급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장관들에게 당부한 내용도 개혁 어젠다를 부처가 먼저 나서 찾아내고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부처뿐 아니라 대통령실도 민생에 직결되는 정책 어젠다를 찾아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다.

일례로 지자체 사이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휴일에서 평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것에 맞춰 추가로 생활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중이다.

대통령실은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긴 하지만 의무휴업일과 영업시간 외에는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을 제한하는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신년 기조로 행동하는 정부를 강조한 만큼 민생에 깊이 파고들어 유능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고자 정책 어젠다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내부에서는 이관섭 비서실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주요 정책 발굴과 추진에 속도가 붙었다는 의견이 다수다.

관료 출신으로 전문성을 갖췄으면서도 '어공'(정무직 공무원)보다도 과감한 판단을 내리는 것으로 평가받는 이관섭 실장이 비서실장으로 등판하며 대통령실이 한층 더 활력을 얻게 됐다는 것이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대기 실장 때와는 또 확실히 달라진 분위기"라고 전했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