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형 여성 전문가' 전면에…여성 장관 비율 16%→26%

새 장관 후보자 6명 중 '절반' 여성으로 채워
정치인·서울대 색채 빼고 '전문성' 중심 배치

김대기 비서실장이 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6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3.12.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최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장관 6명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단행한 가운데 '실무형 여성 전문가'를 전진 배치한 점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이 이날 오후 새 장관으로 지명한 후보자 6명 중 절반인 3명이 여성으로 발탁됐다.

보훈부 장관 후보자인 강정애 전 숙명여대 총장(66),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인 송미령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56), 중기부 장관 후보자인 오영주 외교부 2차관(59)이 여성이다.

이들과 함께 윤 대통령은 경제부총리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로 최상목 전 경제수석(60),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 박상우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62), 해수부 장관 후보자에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53)을 각각 지명했다.

당초 윤 대통령이 주문한 '70년대생 여성 인재' 기준에는 연령대가 미치지 못하지만 개각 인사 절반이 여성인 대목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세 후보자가 모두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임명될 경우 전체 19개 부처 중 여성 장관 수는 기존 3명(한화진·김현숙·이영)에서 5명(강정애·송미령·한화진·김현숙·오영주)으로 늘어난다.

비율로는 15.8%에서 26.3%로 오르는 셈이다.

윤 대통령이 정권 초기부터 남성 편중 인사로 비판을 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여성 장관 발탁을 통해 내각 여성 비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려고 신경을 쓴 것으로 풀이된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2023.12.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내년 4월 총선과 맞물려 정치인을 빼고 실무형 전문가를 투입한 것도 눈에 띈다.

이날 발표된 후보자의 출신을 살펴보면 관료가 3명(최상목·박상우·오영주)으로 가장 많고, 연구원 2명(송미령·강도형), 교수 1명(강정애) 등이다.

추경호 기재부 장관, 원희룡 국토부 장관, 박민식 보훈부 장관, 이영 중기부 장관 등 정치인 출신 장관 4명이 빠진 자리를 관료와 교수가 채우게 됐다.

김대기 비서실장도 이날 개각 브리핑을 하면서 후보자들을 두고 '전문가'라는 점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최상목 후보자를 두고는 '경제 분야 최고 전문가'라고 했으며, '대표적인 도농 균형 발전 전문가'(송미령), '해양수산 분야 탁월한 전문성'(강도형) 같은 수식어가 등장했다.

내각 전체를 놓고 봐도 정치인 출신이 5명(추경호·박진·박민식·이영·원희룡)에서 개각 후 1명(박진)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교수·관료·연구원 출신은 기존 9명에서 13명으로 늘어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뉴스1과 한 통화에서 "실제 업무에 전문성이 있는 분이 전면에 배치됐다"며 "민생을 잘 챙기고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2023.12.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탈서울대'도 이번 개각을 나타내는 특징으로 꼽힌다.

이번 인사에서 후보자의 출신 대학을 보면 서울대 1명(최상목), 고려대 1명(박상우), 이화여대 2명(송미령·오영주), 숙명여대 1명(강정애), 인하대 1명(강도형)이다.

전체 내각에서 12명이던 서울대 출신이 이날 개각을 통해 10명으로 줄게 됐다.

다만 여전히 전체 내각 평균연령이 이전과 비슷한 대목은 한계로 남았다.

오히려 기존 60.4세에서 60.5세로 늘었다.

이날 후보자로 지명된 인물들의 평균연령은 59.3세다.

1970년생 강도형 후보자가 지명되긴 했으나 1957년생 강정애 후보자가 있어 전체 평균연령을 낮추는 데에는 큰 효과가 없었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