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김규현 국정원장·1·2차장 동시 교체…인사파동 문책(종합)
수뇌부 일괄 교체…1차장에 홍장원, 2차장에 황원진 임명
대통령실 "안보 공백없게 국정원장 곧 지명"…김용현 경호처장 물망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김규현 국가정보원장과 1차장·2차장을 전격 '동시' 교체했다. 윤 대통령의 엄중 경고와 재신임에도 국정원 내 '인사 파동'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 국정원 수뇌부를 일괄 경질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김규현 국정원장과 권춘택 1차장, 김수연 2차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신임 1차장에 홍장원 전 영국 공사를, 신임 2차장에 황원진 전 북한정보국장을 임명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국정원은 당분간 홍장원 1차장의 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국정원의 수뇌부가 한날한시에 교체된 것은 이례적이다. 김규현 원장과 1·2차장의 사표 제출에는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내 '인사 파동'의 파열음이 외부로 표출된 데 대한 책임을 물어 책임자들을 경질한 것이다.
국정원 '인사 파동'은 지난 5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 6월 국·처장급 1급 간부 5명을 보직 인사했다가 5일 만에 취소하고 전원 직무대기 발령을 내린 바 있다.
인사 번복의 배경에 김규현 원장과 측근인 A씨가 개입됐다는 말이 돌면서 '신구 권력 갈등설' '인사 전횡설' 등이 제기됐다. A씨는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폐지됐던 국내 정보 파트 출신으로 국정원 개혁에 중추적 역할을 맡자, 문재인 정부에서 중용됐던 인사들이 반발하며 사태가 터졌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한 차례 김규현 원장을 재신임했지만, 그 후로도 논란이 수습되지 않자 '수뇌부 동시 물갈이'라는 강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6월30일 김 원장으로부터 국정원 조직정비 관련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국가안보와 국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헌신해달라"는 메시지를 발신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국정원이 국가 최고 정보기관인 만큼, 안보 공백이 없도록 조만간 국정원장 후보자를 지명하겠다는 방침이다. 새 국정원장 후보자에는 김용현 대통령실 경호처장이 유력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정보기관장 공백이 길어지면 안보에 좋지 않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서 인선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임명된 1·2차장에 대해 "해외정보와 대북 정보에 잔뼈가 굵은 최고의 전문가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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