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 '다우닝가 합의'…글로벌전략적동반자관계 격상(종합)

국빈 방영 계기 양국 관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전략적사이버파트너십 체결…동맹급 안보 공동대응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국빈 초청으로 지난 20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영국 런던으로 출국하며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2023.11.20/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런던·서울=뉴스1) 나연준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국빈 방문 중인 영국에서 '다우닝가 합의'(Downing Street Accord·DSA)를 채택하고 양국 관계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시킨다.

양국은 사이버 협력을 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려 사이버 위협에도 공동 대응을 해나갈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20일(현지시간)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윤 대통령이 영국 현지에서 리시 수낵 총리와 양국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한영 간 미래 협력 방안을 담은 다우닝가 합의를 채택한다고 밝혔다.

양국은 새 합의를 통해 기존 '포괄적·창조적 동반자 관계'(Broad and Creative Partnership)를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Global Strategic Partnership)로 격상시킨다.

다우닝가 합의는 북핵 등 한반도 문제에 관한 양국의 공동 입장을 강조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사태와 인도-태평양(인태) 및 중동지역 정세 등 글로벌 현안 대응에 관한 공동 의지도 담는다.

또 양국은 국제사회에서 규칙 기반 질서를 강화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주요 20개국(G20), G7 등 다자 무대 공조 강화에 합의할 예정이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현지 브리핑에서 "양국이 체결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협력 문서"라며 "안보와 국방뿐 아니라 공급망 확보, 에너지 연대 등 경제 분야까지 협력 지평을 포괄적으로 넓힌 방안"이라고 밝혔다.

특히 양국은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사이버 위협 대응 역량을 강화한다. 양국 국가안보실은 올해 사이버 협력을 동맹 수준으로 격상하는 방안을 계속 협의해 왔다.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사이버안보 대응력이 한층 더 견고해질 것으로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한영은 방위력 협력 파트너십 의향서 및 방산 공동수출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방산 협력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양국은 합동 훈련 확대와 함께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을 위한 해양 공동순찰을 추진하는 등 국방·안보 분야 협력도 강화한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 체결에 관해 "사이버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더 넓히는 파트너십"이라며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로 갈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고 했다. 파이브 아이즈는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영어권 5개국으로 구성된 기밀정보 공유 동맹체다.

경제 분야에서 한영은 윤 대통령 국빈 방문 기간에 기존 한영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선하기 위한 협상을 개시하고, 공급망 구축을 위한 반도체 협력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또 양국 정상은 상호 투자 촉진을 위한 경제금융 분야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디지털, 원전, 우주과학, 바이오, 양자 기술, 해상풍력, 청정에너지 등 미래산업 협력 방안도 논의한다.

김 수석은 "오늘 버킹엄궁에서 넬슨 제독 동상이 있는 트래펄가 광장까지 뻗은 도로에는 태극기와 유니언 잭이 나란히 걸렸다"며 "이번 국빈 방문은 두 나라 관계에 또 다른 100년의 도약을 기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