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21~25일 사우디·카타르 국빈 방문…이재용·정의선 동행(종합)
'세일즈 외교' 최대 방점…'이·팔 전쟁' 메시지 발신할 듯
건설·에너지·미래산업 경협 확대…윤 '한국의 매력' 직접 설명
- 최동현 기자,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21~25일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와 카타르를 국빈 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두 국가와의 협력 분야를 건설·에너지에서 첨단 미래산업 분야로 확장하는 '세일즈 외교'를 펴는 한편, 중동 최대 현안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메시지를 발신할 전망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오는 21~24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24~25일 카타르 도하를 각각 국빈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대통령이 두 국가를 국빈 자격으로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리야드에 도착, 이튿날인 22일부터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 첫날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정상회담을 갖고 국빈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두 정상이 마주 앉는 것은 지난해 11월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후 11개월여만이다.
한-사우디 정상회담은 '경제협력'에 최대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중동 최대 교역 상대국인 사우디와의 협력 분야를 기존 에너지·건설에서 수소·IT·자동차·조선·재생에너지·문화·엔터테인먼트 등 미래 산업 분야로 확장하는 방안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 차장은 "사우디는 중동 최대 교역 상대국이며, 우리는 사우디 국가발전 전략인 '사우디 비전 2030'의 중점 협력국 중 하나"라며 "이번 방문은 우리 경제와 산업에 활력 불어넣고 사우디 국가 발전과 우리 경제 발전에 도움 되는 호혜적 협력 심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사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 주요 총수들이 포함된 130명의 대규모 경제사절단도 동행한다.
윤 대통령은 이튿날인 23일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대학인 '킹 사우드 대학'을 방문해 강연하고, 사우디 왕립과학기술원을 찾아 양국 과학자들이 참여하는 '한-사우디 미래기술 파트너십 포럼'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양국 간 미래지향적 기술협력 필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24일에는 '한-사우디 건설 협력 50주년 기념식'과 사막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미래 투자이니셔티브 포럼'을 각각 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포럼에 주빈(主賓) 자격으로 참석, 사회자와 일대일 대담을 통해 경제 투자 파트너로서의 한국의 매력을 설명하고 한-중동 간 협력관계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는 '세일즈 외교'도 펼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24일 카타르 도하에서 국빈 방문 일정을 이어간다.
윤 대통령은 카타르 첫 일정으로 도하 국제원예박람회를 방문해 한국관을 비롯한 전시를 참관하고, 25일에는 카타르 군주(에미르)인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사니와 정상 회담을 하고 국빈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한-카타르 정상회담'에서도 경제·안보 협력 안건이 오를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카타르에도 국내 기업인 59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을 동행한다. 김 차장은 "양측은 교육, 문화, 관광 분야의 교류 협력 확대 방안을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타르 방문을 통해 우리 정부는 에너지, 건설 중심 협력을 투자, 방산, 농업, 문화, 인적 교류 등 전방위로 확대하고 국민이 혜택을 체감할 협력 프로그램 추진하고자. 양국 간 전략적 소통도 강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한-카타르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LNG(액화천연가스), 수소, 태양광, 첨단기술, 보건, 문화 등 에너지·신산업 분야 협력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어 카타르 교육도시인 '에듀케이션 시티'를 방문한 후 25일 늦은 오후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카타르 양국과의 정상회담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관련한 '인도적 지원' 의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중동의 맹주'로 불리며 핵심적 행위자 역할을 맡고 있으며, 카타르는 역내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김태효 차장은 "정부는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하고 있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팔레스타인 지역 내에 혹은 그 주변 지역에 난민 문제에 대해 순수한 인도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실시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 차장은 "이번 순방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와 실질 협력 강화하는 한편 중동 역내 평화를 진작하고 우리 안보 강화하기 위한 협력 방안 논의하고자 한다"며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국제사회의 도전 현안에 대해 적극 기여한다는 차원에서도 이번 순방의 의의가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중동의 무력 분쟁 사태가 이번 국빈 방문에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두 나라(사우디·카타르)는 우리 대통령을 초청하고 모시는 입장에서 상호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대해 의견 교환했다"며 "상대는 우리가 일정 바꾸거나 취소하지 않고 반드시 계획대로 와주셨으면 좋겠다는 강한 입장을 먼저 표해서 크게 순방 일정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최종 선정을 앞두고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양국 정부 간에 엑스포 문제는 한 마디도 나눈 적이 없다"며 "정상회담에서도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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