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오사카엑스포 '한국관' 설계비 과다 지출…"예산 낭비"
감사원 감사서 '설계용역' 부당처리 적발
"전시공간 축소로 경제적 효과 감소 우려"
-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가 오사카 국제박람회(엑스포) 한국관 관람객 유치 목표를 140만 명으로 크게 낮춰 잡았던 것은 부당한 업무 처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7일 코트라 감사 보고서를 공개하고 총 16건에 이르는 위법·부당사항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수출 활성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코트라는 준정부기관으로 수입 예산 중 82.6%가 정부 보조금이다.
감사원은 2018년 이후 6년 만인 지난해 실시한 정기감사에서 코트라가 올해 4월 열리는 오스카 엑스포에서 운영할 한국관 면적이 이전과 비교해 절반 수준인 1994㎡에 불과한 점을 포착했다.
2010년 상하이(7683㎡), 2015년 밀라노(3990㎡), 2020년 두바이(6559㎡)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코트라는 국내 첨단 기술과 문화를 해외에 소개하고 국가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5년마다 열리는 등록엑스포에서 한국관을 열고 있다.
관람객 유치 목표도 오사카는 143만 명뿐으로 이전 사례 중 한국관 면적이 작았던 밀라노(230만 명)와 비교해서도 낮았다. 상하이와 두바이 때는 각각 725만 명, 345만 명이었다.
사업비는 올해 431억 원이 투입돼 이전(밀라노 329억~두바이 471억)과 차이가 없었다.
코트라가 공모에서 1위를 차지한 A 건축사사무소와 건축설계 용역을 계약하는 과정에서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것이 원인이었다.
코트라는 당초 요구대로 A 사무소가 '전시공간' 면적은 작게, '최대 연면적' 공간은 크게 설계했으나 시정조치 없이 납품받고 대금 1억 7000만 원을 지급했다.
아울러 A 사무소가 준공기한을 지키지 못할 것으로 보이자 코트라는 일본 현지 업체와 새 설계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코트라는 A 사무소 귀책으로 발생한 일이지만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오히려 계약금액을 6억 원 증액하는 내용으로 변경된 계약을 체결하기까지 했다.
감사원은 "A 사무소에 특혜를 주고 예산이 낭비됐다"며 "한국관 전시공간은 당초 계획보다 축소돼 경제적 효과 감소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코트라는 일본 현지 업체와 감리용역계역을 맺을 때도 계약금액을 불리하게 책정해 4억 6000만 원을 추가 지출했다.
감사원은 해당 업무 담당자 4명 중 3명에게는 경징계 이상 징계처분을 내렸다. 나머지 1명은 징계규정이 없는 임원으로 승진한 상태라 다음 인사에 참고하라는 통보만 했다.
코트라는 2020년 두바이 엑스포 전시·운영 계약 체결 시에도 적정 이윤보다 6억 원 높게 계약을 체결하고 하도급사 관리 부실로 15억 원을 과다 지급한 문제도 있었다.
또 수출지원성과 37억 3000만 달러 과다 산정을 통한 성과 부풀리기, 해외 시장개척 활동 지원 사업 대상 부실 선정 등도 확인됐다.
이 밖에 이사회 의결로 확정된 예산을 임의로 추가 편성하거나, 지출이 취소된 전표를 정산하는 등 보조금을 부실하게 정산한 일도 파악됐다.
감사원은 코트라 사장에게 예산운용지침을 개정할 것을 통보하고 예산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를 내렸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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