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나라 분열, 정신적 내전 상태는 처음 봐…尹에게 그 책임"

항복한 장수는 두 번 죽이지 않아…패장 이재명을 부관참시

이석연 전 법체저창. 사진은 2020년 2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는 모습 2020.2.5/뉴스1 ⓒ News1 DB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정신적 내전 상태를 끝내려면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분열된 국민 여론을 봉합해 대한민국을 지속 가능한 사회로 만들어야 하며 그 방법으로 4년 중임제 개헌과 중립내각 구성을 제시했다.

아울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피선거권박탈형(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은 양형 균형을 잃은 잘못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처장은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많은 정부를 겪어보고 쓴소리도 했지만 이 정부처럼 국론이 분열되면서 찢긴 건 보지 못했다"며 "윤석열 정부 2년 반 우리 사회 현상을 진단하자면 사실상 정신적 내전 상태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보는 이유로 "사분오열되고 정치적 견해가 다르면 밥도 안 먹는 등 서로가 적의를 갖고 있고 패자를 동화시키려는 대통령의 포용력이 전무했다"는 점을 들었다.

이어 "이는 대통령의 헌법적, 헌법의 사회적 통합 기능을 외면한 윤석열 대통령한테 가장 큰 책임이 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진행자가 "대통령 지지율이 이렇게 결정적인 이슈는 뭔가"라고 묻자 이 전 처장은 "대통령이 국민을 대하는 태도"라며 "대통령이 검사, 검찰총장 시절 갖고 있던 시각, 국민을 잠재적 범인 내지 피의자의 시각에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번 기자회견, 국민들이 다 보고 있는데 대통령이 대변인에게 '이제 그만할까' 이런 표현이 어떻게 나오냐, 검사가 회의할 때도 그런 표현을 안 쓴다"며 "대통령에게 국민을 대하는 진정성, 포용력이 전혀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고사에 '한 사람의 이익을 위해서 천하가 손해 볼 수 없다'는 말이 있는데 김건희 여사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것에 따른 국민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할 거냐"며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받아들이는 것이 국민의힘, 대통령이 살길이다"고 강조했다.

이 전 처장은 "대통령 출구전략 중 가장 현실성 있는 건 임기 1년 단축 4년 중임제 개헌안을 대통령 스스로 발의, 2026년 5월 지방선거 때 헌법을 개정하고 남은 임기 1년 반 동안 중립내각을 구성해서 소신껏 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따라서 민주당 일각에서 나오는 '윤 대통령은 내년 5월까지만 하고 조기 대선을 치르자'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 처장은 이재명 대표 1심 선고에 대해 "법치 핵심은 법 적용의 형평성과 일관성이다"며 "항복한 장수는 두 번 죽이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 이재명 대표는 대선에서 져 항복했다. 그런데 또 피선거권 박탈을 하는 그런 형을 선고한 것은 두 번 죽인 것, 부관참시한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즉 "양형에 있어서 현저히 균형을 잃은 그런 판결이었다"는 것이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