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거리탄도탄 용인했던 트럼프…北, IRBM 만지작 거리며 '간보기'
합참 "北, 연말 전원회의 전후로 극초음속 IRBM 발사 가능성"
전문가 "北, 단계적 도발 수위 따라 트럼프 협상 빨라질 수도"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도발에 대한 트럼프 2기의 한계선, 즉 '레드라인'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24일 제기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북한이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를 전후로 극초음속 IRBM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통상 IRBM의 사거리는 3000~5000㎞로 북한에서 남동쪽으로 3000㎞ 떨어진 미국령 괌 타격이 가능하다. 북한은 지난 1월과 4월 각각 평양 일대에서 고체연료 추진체계를 적용한 극초음속 IRBM을 시험발사하며 '성공적 발사'라고 자평한 바 있다.
김정은 당 총비서는 지난 10월 극초음속미사일이 있는 전략미사일 기지를 시찰한 바 있다. 또 북한은 11월 무장장비전시회에서도 극초음속미사일을 전시하는 등 관련 기술 완성을 위한 작업이 계속 진행 중이며 내부적으로 상당히 중시하는 무기체계임을 내비쳤다.
북한은 지난 2021년 1월 8차 당 대회에서 '핵무력 강화를 위한 5대 과업' 중 하나로 '극초음속 무기 도입'을 내세운 바 있다. 이에 따라 내년 말 혹은 2026년 초로 예상되는 9차 당 대회를 앞두고 극초음속 IRBM 개발 완성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발사 동향은 러시아에 대한 무기 수출도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전에 전략무기인 극초음속미사일을 러시아에 수출할 수 있다면 반대급부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가에선 트럼프 당선인의 공식 집권이 가까워진 상황에서 북한의 정치적 계산이 도발 행위로 표현될 가능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때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발사 등 미 본토를 위협하는 수준이 아닌 군사 도발에 대해서는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 북핵 협상이 결렬이 된 뒤에도 마찬가지였는데, 이는 트럼프 1기의 북한 도발에 대한 한계선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맞춰져 있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IRBM은 괌이 사정거리에 들어온다는 점에서, 또 북한이 트럼프 1기에 비해 탄도미사일의 성능을 향상시켰다는 점에서 북한 입장에선 도발 후 트럼프 당선인의 반응으로 트럼프 2기의 한계선을 예측해 보려 할 수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당선 확정 후 김정은 총비서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북한과의 대화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북한의 입장에선 '테스트'가 필요한 지점이다.
그간 국제사회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비핵화 대신 핵군축 협상에 돌입하는 '위험한 거래'를 우려해 온 만큼, 북한이 트럼프의 당선인의 의사를 확인할 '단계적 도발'을 시도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트럼프 당선인은 현재 북한과의 협상을 염두에 둔 인선으로 대화의 여지를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며 "북한이 IRBM에서 점차 수위를 높이며 도발할 경우 오히려 협상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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