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 정체는?…특전사·수방사 정예병력, 실탄 무장 가능성(종합)
'종일 군장 메고 대기'…"국회와 가까운 곳에 있는 대원들"
국회 투입 시점·규모 면에서 계엄군 작전 허술했단 시각도
- 박응진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이 6시간 만에 해제된 가운데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했던 계엄군은 육군 특수전사령부(특전사)와 수도방위사령부의 정예병력 등으로 구성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일대엔 군용 헬기와 전술차량도 동원됐다.
4일 뉴스1 취재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전날 밤(3일) 비상계엄 선포 이전 특전사 대원들은 하루 종일 군장을 메고 대기 중이었다고 한다.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준비였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날 밤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한 계엄군은 특전사 예하 제707특수임무단과 제1공수특전여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707특임단은 최정예 특전대원들로 구성된 국가 지정 대테러부대이다. 검은색 또는 얼룩무늬 전투복을 입고 나타난 이들은 특수작전항공단 소속 UH-60P '블랙호크' 헬기 등을 통해 국회 운동장으로 이동해 국회 본청 진입 임무를 맡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녹색 계열 전투복을 착용한 1공수여단은 외곽 차단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특전사 예하 부대들 중 최초로 창설된 특전사의 모체부대이다.
또한 수도방위사령부의 제35특수임무대대 소속 대원들도 계엄군으로 편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특임대는 서울에서 테러 상황이 발생하면 출동해 대테러 작전을 수행하는 부대이다.
계엄군이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하는 현장 영상을 보면 계엄군은 방탄모와 마스크, 방탄조끼 등을 착용하고 있으며, 특수전 사양으로 현대화된 K1 기관단총을 비롯해 산탄총, 저격소총 등으로 무장한 상태였다. 일부는 야간투시경을 소지하는 등 사실상 '완전 무장' 상태에서 작전에 투입된 것을 알 수 있다. 한 현장 사진엔 계엄군이 실탄 상자가 포착되기도 했다.
군 소식통은 "비교적 국회와 가까운 곳에 있는 수방사와 특전사 대원들이 계엄군으로 편성된 게 아닌가 싶다"라며 "전례를 봤을 때 실탄으로 무장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국회 본회의장 안팎에선 계엄군의 진입을 막기 위해 국회 직원들과 당직자 등이 사무실 집기류로 출입문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국회 직원들이 소화기를 뿌리며 계엄군의 본회의장 진입을 막았다. 707특임단 소속으로 추정되는 한 계엄군은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대변인과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안 대변인에게 SCAR-L 소총의 총구로 겨누는 듯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SCAR-L은 특수부대용 돌격소총이다.
계엄군은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통제하고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하는 등 '정치활동'을 막기 위한 작전을 폈을 것으로 보인다. 계엄사령부는 전날 밤 11시부로 '일체의 정치활동 금지' 등의 내용이 담긴 제1호 포고령을 발령했다.
다만, 국회를 장악하려는 시도치고는 투입 시점이나 병력 규모 면에서 계엄군의 작전이 너무 허술했던 것 아니냐는 얘기도 일각에선 흘러나온다. 일부 계엄군은 시민들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과를 하는 듯 연신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한 영상에 담기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밤 10시 27분쯤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즉각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사령관으로 하는 계엄사령부가 국방부 영내에 설치됐다. 그러나 비상계엄 선포 2시간 30여 분 만인 이날 새벽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됐고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6시간 만에 이를 해제한 뒤 계엄사를 철수했다.
국방부는 윤 대통령의 계엄 해제 선언 직전인 이날 오전 4시쯤 "국방부 본부 비상소집을 해제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합동참모본부가 오전 4시 30분쯤 "이날 오전 4시 22분부로 투입된 병력이 원소속 부대로 복귀했다"라고 전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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