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체류 국민 軍 수송기로 대피…곧 한국 도착(상보)
한국인 96명·레바논 국적 가족 1명 등 97명
국방부, '우발 상황' 대비 수송기 2대 투입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겨냥해 레바논에서 전방위적으로 공세를 강화한 가운데 레바논 내 우리 국민들이 정부가 제공한 군 수송기로 곧 한국에 도착한다.
5일 외교부와 국방부에 따르면 레바논 체류 우리 국민 96명과 레바논 국적 가족 1명 등 총 97명을 태운 우리 군 수송기 KC-330 '시그너스'는 이날 오후 경기도 성남 소재 서울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레바논에는 지난 3일까지 총 130여명의 우리 국민이 체류 중이었다. 이번에 수송기에 탑승한 인원 외에 40여명은 잔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일 긴급 경제·안보회의를 개최하고 우리 국민의 안전한 철수를 위한 군자산 즉각 투입을 지시했다.
이후 주레바논대사관은 체류 국민을 대상으로 군 수송기 탑승 수요 조사를 진행했고, 외교부 본부에선 필리핀, 대만 등 10여개국에 '영공 통과 허가' 협조를 요청했다.
관련 절차를 마치고 정부는 군 수송기와 외교부 영사안전국 심의관을 단장으로 하는 총 5명으로 구성된 신속대응팀을 레바논에 파견했다.
군 수송기는 3일 김해공항을 출발했다. 이륙 직후,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압달라 라쉬드 부 하빕 레바논 외교장관에게 직접 문자메시지를 보내 우리 국민의 안전한 귀환을 위한 레바논 정부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하빕 외교장관은 "조 장관의 요청을 잘 알겠다"라며 한국이 중동정세 안정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는 데 사의를 표했다고 한다.
군 수송기는 4일(현지시간) 오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도착했다. 이후 같은 날 오후 베이르투를 출발해 현재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한 상황이다.
국방부는 이번에 우발상황에 대비해 C130J '슈퍼 허큘리스' 수송기를 시그너스와 함께 전개했다.
슈퍼 허큘리스는 항행안전시설이나 관제탑이 제 기능을 못 하는 상황에서의 이착륙과 피탄시에도 임무 수행이 가능한 이점이 있다.
지난해 4월 수단 체류 교민 철수 지원을 위해 수행했던 '프라미스 작전' 때도 해당 기종이 동시 투입된 바 있다.
이번에 시그너스엔 조종사와 정비사, 적재사, 의무 요원 등 34명의 병력이, 슈퍼 허큘리스엔 22명의 병력이 탑승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레바논 등 중동지역에 체류하고 있는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해 중동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다양한 안전 조치를 지속 강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일본, 유럽 국가들도 상업 항공편을 전세 내거나 군용기 투입 등을 통해 자국민을 레바논에서 탈출시키고 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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