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KC-330 '시그너스', 레바논 대피 작전서 또 활약

레바논 체류 국민 등 97명 무사히 한국 도착
우발 상황 대비 '슈퍼 허큘리스'도 함께 투입

KC330 시그너스. 2024.10.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레바논 지역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안전한 귀국을 지원하기 위해 투입된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에 관심이 쏠린다.

5일 외교부와 국방부에 따르면 우리 군의 수송기는 현지시간으로 4일 레바논에서 우리 국민 96명과 레바논 국적 가족 1명을 태우고, 이날 오후 12시50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KC-330은 공중급유를 주목적으로 하지만 국외 재해·재난 발생 시 현지 체류 우리 국민 이송이나 해외 파병부대 화물·병력 수송은 물론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의 여러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데도 활약하고 있다.

KC-330은 유럽 '에어버스'가 만든 A330 여객기를 개조해 만든 A330 MRTT 공중급유기 겸 다목적 수송기를 우리 공군이 부르는 명칭이다. 우리 공군은 2018년 11월 '1호기'를 시작으로 2019년 12월까지 총 4대의 KC-330을 도입했고, 이들 수송기는 2020년 7월부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전폭 60.3m, 전장 58.8m, 전고 17.4m의 KC-330은 최대 항속거리가 약 1만5320㎞로, 여객기를 개조해 만들었기 때문에 300여명의 인원과 47톤가량의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공중급유 외에도 다양한 임무에 투입되며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군 수송기가 4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국제공항에서 레바논 체류 재외국민들을 태우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2024.10.5/뉴스1

우리 정부는 지난해 10월 팔레스탄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사실상 전시 상황에 놓였던 이스라엘에 체류하던 우리 국민 등 220 명을 귀환시킬 때 KC-330을 보냈다. 또한 같은 해 4월 수단 내 무력충돌에 따라 현지 교민들을 철수시키는 '프라미스 작전' 때 KC-330을 파견해 현지 체류 교민 28명을 무사히 귀환시켰다.

지난해 2월에는 강진 피해 대응을 위해 튀르키예로 전개된 한국 해외긴급구호대(KDRT)가 KC-330을 이용했고, 3월엔 태국에서 열린 다국적 연합훈련 '코브라골드'에서 부상을 입은 해병대 부사관 1명이 급파된 KC-330을 타고 귀국해 치료를 받았다.

지난해 7월 미국 하와이에 있던 한국전쟁(6·25전쟁) 당시 국군 전사자 7명의 유해가 고국으로 봉환길에 올랐을 때도 KC-330이 임무를 수행했다.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군수물자를 현지로 수송하는 데 파견된 군 수송기 역시 KC-330이었다.

KC-330은 본격적인 임무를 시작한 2020년엔 6월 국군 전사자 유해 147구를 미국 하와이로부터 국내로 봉환하는 데 쓰였고, 7월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퍼진 이라크에 파견됐던 우리 근로자 290여명을 태우고 귀국하는 데 동원됐다.

KC-330은 이후 2021년 7월 해외파병 중 코로나19 집단발병으로 조기 복귀가 결정된 청해부대 제34진 장병 300여명을 국내로 이송하는 '오아시스 작전', 같은 해 8월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으로 신변이 위태로워진 현지인 조력자들을 국내로 데려오는 '미라클 작전'에서도 활약했다.

22일 공군 미사일방어사령부 주관 유도탄 공중수송훈련을 위해 천궁 유도탄을 싣고 김해기지에 착륙한 C-130J 수송기에서 유도탄을 하역하고 있다. (공군 제공) 2024.8.22/뉴스1

KC-330은 세계 곳곳을 누비며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으나, 현재 전력화된 4대로는 본연의 임무 수행에 부족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4대 중 1대는 평소 주기적인 정비에 들어가 있고, 다른 1대는 비상대기용으로 남겨두기 때문에 실제로 임무에 투입될 수 있는 기체는 2대다. 여기에 다목적 임무를 위해 1대가 출동하면 실질적으로 급유 임무를 수행할 KC-330은 1대밖에 남지 않게 된다.

우리 공군은 동·서·남해 상공에서 총 5개의 공중급유 임무구역을 설정해 상시 작전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2대의 KC-330으로는 어딘가에서 작전상의 빈틈이 발생할 수도 있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에 공항을 활용할 수 없는 경우 등 '우발 상황'에 대비해 이번에 KC-330와 함께 대형 수송기 C-130J '슈퍼 허큘리스'를 투입했다. 다만 C-130J가 필요했던 상황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C-130J는 1950년대부터 쓰이고 있는 C-130 수송기의 최신 개량형이다. 이전까지 모델이 단순 개량형에 불과했다면 J형은 조종계통이 수동식에서 디지털식으로 바뀌었고 화물적재량과 최대이륙·착륙중량, 최대항속거리 등이 모두 커지는 대대적인 혁신을 거쳤다.

C-130J의 최고 속도는 시속 583㎞이며, 길이 29.3m·너비 39.7m·높이 11.4m 크기에, 최대이륙중량 6만9750㎏, 최대탑재량 2만1151㎏이다.

C-130J는 다국적 연합훈련과 해외공수 임무 외에도 해외 긴급구호 공수 임무, '미라클 작전', '프라미스 작전' 등에 투입됐다.

C-130은 최대 항속거리가 약 5250㎞로 짧은 게 단점이다. 동남아시아를 벗어나는 거리의 경우 중간 급유가 필요하다. KC-330은 최대 항속거리가 약 1만500㎞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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