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중 국방부, 4년 만에 '핫라인' 점검…'소통 정상화' 가속
지난달 중국 방문해 통화 품질 개선 위한 회선 업그레이드 논의
5월부터 고위급 소통 지속…소원해진 북중관계와 대비
- 박응진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올 들어 한중 간 소통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양국 군사당국도 4년 만에 직통전화(핫라인) 점검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한중 양국 군의 신뢰 구축과 협력 모멘텀 유지를 위한 것으로, 소원해진 북중관계와 대비돼 주목된다.
21일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4~25일 양일간 중국 베이징에서 한중 직통전화 실무회의가 비공개로 열렸다. 한중 국방부 관계자들은 이 회의를 통해 한중 직통전화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통화 품질 개선을 위한 회선 업그레이드 사업을 논의했다.
한중 양국 군은 △2008년부터 우리 해·공군과 중국 북부전구 해·공군 간 △2015년부터 국방부 간 △2022년 우리 해·공군과 중국 동부전구 해·공군 간 등 총 5개의 직통전화를 설치해 운용하고 있다.
직통전화는 보통 양측 군사당국 간 공중·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막고 군사적 신뢰를 높이기 위해 운용되고 있다. 한국방공식별구역(카디즈·KADIZ)에 중국 군용기 또는 무인 정찰기가 진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직통전화가 충돌 위험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한중 양국은 매년 정기적으로 직통전화 회선 점검을 위해 실무회의를 개최해 왔지만, 2020년부터 2023년까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인해 열리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6월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당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리상푸(李尙福) 중국 국방부장과 한중 양국 군 사이 직통전화의 유용성을 평가하고, 이에 기반한 의사소통을 더욱 활성화해 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지난해 11월엔 제10차 '중국군 유해 인도식'이 개최되며, 협력 모멘텀이 이어졌다.
이는 최근 한중 양국 간 소통이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 5월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전후로 중국 지방정부 인사가 잇달아 방한하는 등 한중 간 고위급 소통이 탄력을 받고 있다.
한중 간 소통 강화는 최근 소원해진 북중관계와 비교된다. 최근 북한이 한국전쟁(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71주년을 맞아 개최한 각종 행사에 왕야쥔 북한 주재 중국대사가 불참한 게 단적인 예다. 이 밖에도 중국에 파견됐던 북한 노동자들의 귀국 문제가 불거지고, 다롄시에 설치됐던 '시진핑-김정은 발자국 동판' 제거 등 북중관계의 균열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이 중국의 대북 영향력 약화로 이어졌다고 보는 분석이 많다.
국방부는 한중 직통전화 점검이 한반도를 포함한 역내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에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방부는 "한중 실무급 소통을 통한 신뢰구축 및 협력 모멘텀 유지"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한중 직통전화 실무회의를 계기로 중국에 설치돼 있는 우리 군의 암호장비 점검을 통한 보안 신뢰성 회복 작업도 함께 이뤄졌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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