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기만전술'…한국에 손짓하더니 北과 손잡고 칼 들이댔다
"우크라 무기 지원 안 한 韓에 감사" 유화 제스처는 결국 '술책'
북러 '유사시 모든 수단으로 군사 지원'…군사적 위협만 높였다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국에 보낸 '유화 제스처'는 결국 기만전술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북러가 함께 한국에 군사적 위협의 강도를 높이는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 조약에 합의하면서다.
푸틴 대통령과 김 총비서는 평양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의 결과물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고 전체 내용을 20일 공개했다.
이 조약에는 '쌍방 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들로부터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각국의 법에 준해 지체 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라는 내용이 명시됐다.
이는 1961년 체결됐다 1996년 폐기된 북한과 소련 간 '조·소 우호 협조 및 상호원조에 관한 조약'의 '자동 군사개입' 조항의 부활이자 '북러 동맹' 복원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부의 공식 입장이 나오진 않았지만, 이는 사실상 북러 양국이 '도발의 한계선'인 '레드라인'을 넘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러시아는 북러 정상회담 개최 전 한국에 유화 제스처를 보였는데 결과적으론 이것이 기만전술이었다는 게 이번에 확인된 상황이기도 하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일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은 한국에 대단히 고맙다"라며 한러관계를 회복할 준비가 돼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이에 앞서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도 "한국은 비우호국 중 가장 우호적인 나라"라며 국내 언론을 접촉할 때마다 향후 한러관계 복원을 염두에 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대사의 발언은 개인 차원이 아닌 크렘린궁의 의중이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그 때문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이 안정화되면 한국을 상대로 한 외교 공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번에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북한의 강력한 동맹국으로 '군사적 뒷배'가 될 것을 약속했다. 푸틴 대통령이 전적으로 김 총비서의 요구를 들어준 셈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기습 침공하기 수일 전에도 푸틴은 서방과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 용의가 있음을 자국 매체를 통해 알린 바 있다"라며 푸틴 대통령이 이와 비슷한 기만전술을 구사한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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