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전방서 대남 방송 준비…"대북 확성기 못 듣게 하려는 목적"

전방 일부 지역에 확성기 설치 동향 포착

10일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 초소에 기존 대북 방송 확성기가 있었던 군사 시설물이 자리하고 있다. 북한은 남한이 6년 만에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에 맞대응해 지난 9일 밤부터 310여개의 오물풍선을 남쪽으로 띄워 보냈다. 북한 오물풍선 내부에는 폐지와 비닐 등 쓰레기가 들어있었으며 현재까지 분석한 결과 안전 위해 물질은 없었다고 합동참모본부는 밝혔다. 2024.6.1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 정부가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도 대남 방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관계자는 10일 "북한이 대남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북한 군인과 주민들이 우리 대북 확성기를 듣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목적의 '소음화' 전략 구사로 분석된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재 전방 일부 지역에선 이미 북한군이 대남 확성기를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대남 확성기를 2020년 6월 철거했다. 이번에 방송이 재개된다면 4년 만이다.

북한은 과거 대남 확성기를 통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포함한 지도자들을 찬양하거나 사회주의 체제를 선전했으며, 한국 대통령에 대한 험담을 방송하기도 했다.

북한의 최고지도자·체제 선전은 우리 군인과 국민들에겐 큰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운 만큼, 대남 방송은 대북 방송에 대한 주민들 및 전방지역 군인들의 접근성을 떨어뜨리려는 대응 이상의 역할을 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남한 내 탈북민 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에 맞대응한단 이유로 지난달 28~29일과 이달 1~2일, 8~9일 오물풍선 1300여 개를 남쪽으로 날려 보냈다.

이에 우리 군은 전날 최전방 지역 대북 확성기 방송을 6년 만에 재개했고, 북한은 같은 날 4차 오물풍선 살포에 나서는 등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4차 오물풍선 살포 직후 발표한 담화에서 남측이 대북전단 살포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지속할 경우 '새로운 대응'에 나서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 대남 방송이 '새로운 대응'의 일환인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고,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라며 "따라서 (김 부부장이 언급한) 새로운 대응이라고 하는 것도 우리 군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