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2년]⑮한미일 결속은 '안정화'…대중외교는 뒤늦은 '시동'

한일관계 개선 동력 기반 '준동맹' 한미일 협력 공고화 성과
대중외교 복원 여전히 과제…대러외교는 관리·경계 '투 트랙'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5.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집권 3년 차에 들어선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의 대표적 성과는 한미동맹 강화를 기반으로 한 한미일 결속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여전히 대미·대일 외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궤도 밖으로 벗어나 있는 대중외교의 복원은 과제로 남아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대러외교도 힘을 싣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일관계 개선 기반…'준동맹' 한미일 협력 공고화 성과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 '한미동맹 강화·발전'을 최우선 외교 정책으로 설정하고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지난해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핵 기반 한미동맹으로 한층 발전시켰다.

한미는 지난해 7월 핵협의그룹(NCG)을 출범시켰다. 미국의 핵전력 공동 기획·운용을 위한 지침을 성안 중이며 올여름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한일관계 개선도 속도가 붙었다. 정부가 지난해 3월 '제3자 변제'를 골자로 하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해법을 발표하면서다.

해법 발표 이후 윤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론 12년 만에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같은 해 5월 기시다 총리가 한국을 '답방'하면서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도 복원됐다. 해묵은 현안이었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완전 정상화,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 해제 등의 조치도 이어졌다.

한일관계 개선 동력은 한미일 3자 협력 공고화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8월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3국 정상이 정상회의를 개최한 것은 단연 성과다. 3국 정상은 이를 통해 '3국 협의에 대한 공약' 등 3개의 문서를 채택하고 안보 분야는 물론, 공급망 연대 구축, 미래 핵심신흥기술 선도 등 협력 분야를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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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대중외교 '시동'…5월 한중 '빅 이벤트' 동력 주목

반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부터 흔들린 대중외교는 2주년을 맞은 지금도 동력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한중 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방역 갈등'과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의 내정간섭 발언 논란 등 갈등 사안으로 삐걱거렸다.

특히 중국이 민감해하는 대만 사안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자 중국은 크게 반발하며 한중 외교 당국 간 날 선 공방이 있었다.

더욱이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최근 대중 견제 포위망 구축을 위한 동맹·우호국의 '전략적 성격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양자 동맹을 다수 구축하는 '바큇살형'에서 소다자 협력체 틀을 기반으로 여러 층위를 구성하는 '격자형' 외교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한국에 대해 과거 '보호 동맹'이라는 의존적 성격에서 벗어나 전략적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투사 동맹'으로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한미가 안보, 경제, 공급망 등 전방위적 협력을 추구하는 것은 곧 중국과의 충돌 지점이 빈번히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이제부터라도 중국을 향한 적극적 관리외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중국 방문과 오는 26~27일로 조율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를 통해 한중관계 개선의 분기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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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속…대러외교 관리·경계 '투 트랙' 가동

자유·평화·번영 등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한 유사입장국과의 공조를 중시해 온 윤석열 정부는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서방국의 대러제재 대열에 합류했다. 이에 러시아가 한국을 비우호국으로 지정하고, 이후 북한과의 밀착을 노골화하며 한러관계는 크게 퇴보했다.

특히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무기와 탄약을 구입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하고, 북한에 군사 및 경제적 원조를 제공하는 등 노골적 대북제재 '파괴' 행보를 보였다.

이런 극단적 행위로 인해 전문가들은 한러관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단 끝나야 새 분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오랜 세월 우리와 좋은 관계를 맺어온 국가"라며 "최근엔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의 무기 도입과 관련해 우리와 서로 다른 입장으로 불편한 관계에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와의 관계는 사안별로 협력할 건 협력하고 입장 차이에 따라 우리가 반대하거나 경계할 건 하면서 가급적 원만하게 경제협력과 공동의 이익은 함께 추구해 가는 관계로 잘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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