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DA 새 원장 선발 난항…최종 후보 3인 '부적격'·내주 재공고

수장 없는 상반기, 국방부 싱크탱크 역할 적극 수행 어려워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국방부 산하 싱크탱크인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새로운 원장을 선발하기 위한 절차가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23일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KIDA는 다음 주쯤 새 원장 공개모집을 재공고할 예정이다. 지난 1월 8일 공고 이후 약 3개월 보름 만이다.

지난달 새 원장 후보는 김태우 한국군사문제연구원(KIMA) 핵안보연구실장, 김황록 전 국방정보본부장(육사 40기·예비역 중장), 배달형 전 KIDA 부원장(육사 40기·예비역 대령) 등 3명으로 좁혀졌었다.

이 중 김 실장이 4·10 총선거가 끝난 뒤 KIDA 이사회를 거쳐 새 원장으로 임명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한국의 핵무장을 주장하는 핵주권론자인 김 실장이 정부와 코드가 잘 맞는다는 등의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총선 이후 기류가 바뀌었다고 한다. 3명의 후보 중 새 원장으로서의 '적격자'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 것.

일각에선 이를 놓고 여당의 총선 패배에도 국내 외교·안보 분야에서 손꼽히는 보수주의인 김 실장에게 KIDA 수장을 맡기는 건 정부 입장에서 부담일 수 있단 해석이 제기된다.

김 실장이 과거 '한일 양국이 독도 주변 해양 및 해저자원을 공유하는 방식을 협상할 수 있다'란 취지의 주장을 했던 것도 그의 발목을 잡았단 얘기도 있다.

나아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했지만 낙선한 정치인이 KIDA의 새 원장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7일 당시 김윤태 원장은 본인의 임기가 만료됐다며 KIDA를 떠났다.

20대 대통령 선거 때 김 원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선거활동을 지원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해임이 필요하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온 게 1월 말이었다.

다음 주 새 원장 공모 재공고 이후 후보 모집, 서류 심사, KIDA 이사회를 거쳐 국방부 장관이 임명하기까진 적어도 2개월의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결국 KIDA는 사실상 올 상반기 내내 수장 없이 지내야 하는 상황이다. 새로운 사업이나 대형 연구과제를 추진하지 못해 국방부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