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2달 남았는데 한중일 정상회의 '깜깜'…7월 전 개최 추진
양회 끝낸 中 여전히 '미온적'…다자외교 하반기 공간 모색 '험로'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정부가 올 상반기 개최를 추진하던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에 대한 3국 간 논의가 여전히 큰 진전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2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날짜를 두고 3국 간 '의중'이 한곳으로 모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08년부터 연례적으로 개최되고 있는 한중일 정상회의는 지난 2019년 12월 중국 청두(成都) 회의 이후 현재까지 열리지 않고 있다. 전 세계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대유행의 여파도 있었지만 한일관계 악화 등의 변수도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 의장국인 한국은 지난해 11~12월 개최를 목표로 작년 초부터 일본·중국을 대상으로 '물밑 접촉'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정상회의의 실무적 논의를 위해 지난해 5월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3국 간 부국장급회의가 돌연 연기됐다. 당시 외교가에선 코로나19 방역 조치와 관련한 한중 간 갈등이나,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이른바 '베팅 발언' 등으로 인해 한중관계가 어색해진 탓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실제 중국은 한중일 정상회의와 관련해 계속해서 미온적 자세를 보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 지난해 7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한 포럼에서 3국 관계 증진의 필요성을 밝히면서 한중일 정상회의의 '물꼬'가 트이는 듯했다.
왕 부장은 당시 "과거 민간·기업·지방 등 간의 교류가 한중, 중일 수교로 이어졌듯,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선 교류 증진이 중요하다"라며 민간 교류 증진이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와 양자 관계 증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같은 해 9월 3국 간 부국장급회의와 고위관리회의(SOM)회의가 연이어 열렸고, 11월엔 부산에서 외교장관회의까지 개최되면서 한중일 정상회의의 구체적 일정도 확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3국은 다만 "가장 빠른 시기에 개최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 외에 정부가 목표로 했던 '연내 개최'라는 진전을 이루진 못했다. 그럼에도 비교적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는 것으로 봤을 때 올해 관련 동력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했다.
하지만 올 3월 중국의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한국의 4월 총선 등의 영향으로 다시 관련 일정 확정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일단 올해 7월을 '마지노선'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에는 다자회의가 몰려 있기 때문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다자회의가 집중된 하반기에는 3국 간 일정 조율이 쉽지 않을 수 있다"라며 "현실적으로 가능한 날짜는 5~7월 사이"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선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채 5월 중반을 넘길 경우 상반기 개최도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한다. 7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유엔총회,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등의 다자외교 일정이 이어지기 때문에 상황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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