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블라디서 韓 선교사 체포에 "소통 중"…구체 사안은 '함구'

(서울=뉴스1) 노민호 최소망 기자 = 외교부는 한국인 선교사 백 모 씨가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과 관련해 "러시아 측과 필요한 소통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로서는 우리 국민이 하루빨리 가족들의 품으로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임 대변인은 외교부 본부에서 러시아로 추가로 인원을 파견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현지 우리 공관에도 충분한 외교 인력, 각 부처에서 파견된 주재관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백 씨의 체포 시점, 직업 등에 대한 질문엔 "우리 국민의 신변 안전이 확보되기 전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고자 한다"라며 말을 아꼈다.

대신 임 대변인은 "현지 공관에선 우리 국민 체포 사실을 인지한 직후부터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라며 기존에 외교부가 밝힌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11일(현지시간) 사법기관을 인용해 간첩 범죄사건 수사의 일환으로 작전 수색 활동을 벌인 결과 한국 국적인 백 씨의 신원이 확인돼 그를 구금했다고 보도했다.

타스가 접촉한 수사당국 관계자는 백 씨가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외국 정보기관에 넘겼다고 주장했다.

뉴스1의 취재를 종합하면 백 씨는 올해 초 중국에서 육로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입국한 뒤 북한 노동자들을 위한 활동을 하다 러시아 연방 보안국(FSB)에 체포됐다고 한다.

백 씨는 올해 초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구금됐고, 2월 말 수사를 받기 위해 모스크바 레보르토보 교도소에 이송됐다.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법원은 백 씨에 대한 구속 기간을 3개월 더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백씨는 오는 6월 15일까지 구금된다.

이런 가운데 외교가 안팎에선 러시아 당국의 백 씨 체포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악화된 한러관계, 또는 북한의 '밀고' 등 정치적 배경과 연관돼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하긴 이르다"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다만 외교부는 지난달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이 한국을 찾아 김홍균 제1차관 등 외교부 당국자와 대면 소통하는 등 소통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일단 한러관계와 이번 사안은 무관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