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3번 대면하는 한미 외교수장…美 '北문제 소홀' 불식

블링컨 이달 방한…한미 외교장관회담 '동력' 이어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무부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외교장관회담 기념 악수를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2024.2.29/뉴스1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한미 외교수장이 한 달 사이 3차례 대면하는 가운데 일각에선 이를 통해 미국의 '한반도 문제 후순위' 우려를 불식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워싱턴DC에서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했다.

이를 통해 한미 외교수장은 올해 북한이 각종 도발로 한반도에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한미, 한미일 차원의 대응책을 논의했다.

양측은 또한 북한이 각종 불법행위를 통한 핵·미사일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자금줄 차단 노력, 북러 간 불법 무기거래 등 군사협력 심화에 대해서도 더욱 긴밀히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에 한미 외교수장이 대면한 건, 같은 달 22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개최된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이후 불과 일주일도 안 된 시점에서 이뤄진 것이었다.

또한 이번 회담에서 블링컨 장관은 이달 18~20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의제 조율을 위한 장관급 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다. 한 달 사이 한미 외교수장이 세 차례 대면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이번에 조 장관과 블링컨 장관은 정식 회담은 아니지만 약식 회동을 가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자연스러운 만남을 통해 한미 양국 간 북핵 공조에 방점을 찍을 전망이다.

합참 공보실장 이성준 대령과 연합사·주한미군사·유엔사 공보실장 테일러 대령이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프리덤실드) 브리핑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다음달 4일부터 14일까지 11일 간 '자유의 방패'를 실시한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4.2.28/뉴스1

특히 한미 양국은 이달 4~14일 연례적·방어적 성격의 한미 연합훈련인 '자유의 방패'(FS) 연습을 실시할 예정이다. 북한은 그간 '북침전쟁연습'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온 만큼, 한미 외교수장이 다시 대면하기 전에 도발 가능성이 있다.

실제 북한의 도발이 있을 경우, 조 장관과 블링컨 장관은 한미 양국 간 확고한 연합방위 태세 유지를 비롯해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북한의 도발 수위에 따라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공동대응, 핵·미사일 개발 자금줄 차단을 위한 추가 조치를 논의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한미 외교수장은 궁극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른바 '2개의 전쟁' 관여로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에 대한 역량이 제한된 미국의 북핵 관심 하락에 대한 우려를 불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한국 취재진을 만나 "유럽·중동에서 전쟁이 있고 이를 다 커버해야 할 미국 입장에선 자원 분산이란 측면은 불가피한 일"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북핵·한반도·동북아 문제에 대한 관심이 줄지 않았다는 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나타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한미 외교장관 간 최근 연이은 대면 사례, 그리고 이번 달 블링컨 장관이 방한할 예정인 것을 언급하며 "모든 행위가 한반도·인도태평양 지역·북한 문제에 소홀하지 않다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