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홍범도 장군' 기념공원 3일 개원… "유해 봉환 당시 약속 지켜"

옛 묘역 1067㎡ 부지에 참배 공간 및 전시관·야외 휴게공간 조성
박민식 "홍 장군에 최고 예우, 정부 바뀌어도 변할 수 없는 대원칙"

(국가보훈부 제공)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일제강점기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을 지낸 홍범도 장군 유해가 2021년 국내로 봉환되기 전까지 안장돼 있던 카자흐스탄 현지 묘역에 기념공원이 조성됐다.

1일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오는 3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소재 이반주르바거리의 옛 홍 장군 묘역에서 기념공원 개원식이 열린다.

홍 장군은 지난 1910년 일제에 국권이 침탈되자 만주로 건너가 독립군 양성에 전력했고, 1919년 '3·1운동' 이후엔 독립군 총사령관이 돼 감산·혜산·자성 등지에서 일본군을 상대로 전과를 거뒀다.

특히 홍 장군은 1920년 일본군을 상대로 한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대첩을 독립군의 승전으로 이끌었다. 이후 그는 연해주에서 한인들의 민족의식 고취와 후진양성에 주력했으나, 1937년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로 강제 이주된 뒤 1943년 76세 일기로 영면했다.

우리 정부는 이 같은 홍 장군의 공훈을 기려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 2021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각각 추서했다.

우리 정부는 문재인 정부 시기였던 2021년 8월 홍 장군 유해를 국내로 봉환할 당시 카자흐스탄 정부와 현지 고려인 동포들에게 홍 장군 묘역에 기념공원 조성을 약속했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 출범 뒤인 작년 6월 현지에서 공원 조성 공사가 시작됐다. 사업비 7억원은 전액 국비로 지원됐다.

홍 장군 옛 묘역 일대 면적 1067㎡(약 323평) 부지에 조성된 기념공원은 '봉오동 전투'의 지세를 형상화한 참배 공간과 홍 장군·계봉우 지사의 삶과 독립운동 공적에 관한 전시관, 그리고 야외 휴게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전시관 내 전시물은 내년 6월까지 모두 채워질 예정이다. 또 홍 장군이 살던 집 인근 3㎞에 위치한 '홍범도 거리'엔 올 연말까지 기념 표지석이 설치된다.

이번 기념공원 개원식엔 윤종진 보훈부 차관과 홍범도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국회의원, 그리고 크즐오르다 고려인협회장, 주알마티총영사관 관계자, 고려인 동포 등 6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일제의 온갖 탄압에도 불구하고 독립전쟁사에 길이 남을 큰 업적을 남긴 위대한 독립영웅 홍 장군의 숭고한 생애와 정신을 기억하고 최고 예우를 다하는 건 정부가 바뀌어도 결코 변할 수 없는 대원칙"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번에 개원하는 카자흐스탄 홍 장군 묘역 기념공원이 현지 고려인들에 민족적 자긍심이자 한민족의 정체성을 일깨우는 중앙아시아의 대표적 현충시설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