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확대되면… 한반도 안보 정세에도 "부정적 영향"

"우크라·중동에 美 역량 분산… 북핵은 후순위 밀릴 것"

이스라엘군이 2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진입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촉발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중동 지역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에서 지상전에 본격 돌입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에 반발한 이란과 중동 내 친(親)이란 세력들의 직접 개입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도 대상으로 '확전 방지'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 해법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란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일각에선 작년 2월 러시아의 침공과 함께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동에서도 이스라엘과 반(反)이스라엘 진영 간의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 각국에 대한 미국의 지원 역량이 분산되면서 "북한발(發) 안보 위협이 계속되고 있는 한반도 정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도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에서도 '위기'가 발생할 경우 그 대응 여력이 있을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박 교수는 특히 "외교적 측면에서도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내에서 북핵 문제의 우선순위가 중동·우크라이나 문제에 밀려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간 회담을 전후로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할 재래식 무기·탄약을 북한으로부터 공급받은 정황이 인공위성 사진 등을 통해 꾸준히 포착돼왔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와 미국·일본 외교장관들은 이달 26일 공동성명에서 러북 간 무기거래가 일부 완료된 것으로 "확인"(confirm)됐다며 양측을 강력 규탄하고 나섰으나, 관련 제재 발동 등 후속조치는 아직 이어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그 사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8일(현지시간) 하마스 소탕을 위한 가자지구 내 작전이 '2단계'에 돌입했다고 밝히자, 하마스를 지원해온 이란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29일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경고하고 나섰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우크라이나와 중동 정세가 복잡해지면 미국의 '힘'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 이는 우리 안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이 확고함을 분명히 인식시키기 위한 한미 간 소통과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