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형 잠수함에 크고 작은 발사관 10개… 최소 2종류 SLBM 운용

미사일 탑재부 비정상적으로 커 정숙성 등엔 '한계' 평가도
김정은 "핵추진잠수함 도입" 거듭 밝혀… 러 지원할지 관심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6일 열린 잠수함 진수식에 참석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북한이 8일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한 '전술핵공격잠수함'(3000톤급 추정)은 수중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쏴 올릴 수 있는 수직발사관(VLS) 10문을 탑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 잠수함을 실전배치해 기습공격 등에 활용할 경우 우리 군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새 잠수함은 미사일 탑재부(데크)가 비정상적으로 비대한 형상이어서 잠수함의 생명인 정숙성뿐만 아니라 기동성도 크게 떨어질 것이란 분석도 제시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지난 6일 김정은 당 총비서 참관 아래 첫 전술핵공격잠수함(제841호) '김군옥 영웅함' 진수식이 개최됐다. 북한이 공개한 김군옥 영웅함 사진 등에선 잠수함 미사일 탑재부엔 총 10문의 발사관 덮개가 확인된다.

대북 관측통들은 북한은 지난 2019년 무렵부터 '033형'(나토명 '로미오'급) 잠수함(1800톤급)의 함교 등 설계를 변경해 VLS를 3문 탑재한 잠수함을 개발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새 잠수함은 VLS가 10문인 만큼 개발과정에서 그 설계가 바뀌었거나 3문짜리와 10문짜리 잠수함을 함께 개발·건조해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북한이 공개한 '전술핵공격잠수함'은 VLS 10문 가운데 함교 쪽에 가까운 4문은 덮개가 다른 6문보다 커 최소 2종류의 SLBM을 탑재·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김군옥 영웅함의 "대형 발사관 4개는 '북극성-3·4·5ㅅ형' SLBM을 발사할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후방 6개는 '북극성-3형'보다 작은 '화성-11ㅅ'(단거리탄도미사일 KN-23의 SLBM형)을 장착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류성엽 21세기 군사연구소 전문분석관 역시 북한이 이 잠수함에 "'북극성' 계열 대형 SLBM 4발 및 '이스칸데르' 계열 소형 SLBM 6발을 탑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앞서 다양한 종류의 SLBM을 개발해왔지만, 그동안엔 이를 탑재·운용할 수 있는 SLBM 시험용 고래급 잠수함 '8·24영웅함'(VLS 1문) 1척뿐인 것으로 파악돼 '군사적 효용석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그러나 김 총비서는 이번 김군옥 영웅함 진수식 연설에서 "김군옥 영웅함이 우리 해군의 기존 중형 잠수함들을 공격형으로 개조하려는 전술핵잠수함의 표준형"이라며 앞으로 다수의 VLS를 탑재한 잠수한의 건조·개조작업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6일 열린 잠수함 진수식에 참석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이에 대해 류 분석관은 "북한이 보유한 다수의 구형 잠수함을 개조해 단거리 SLBM 발사 플랫폼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라며 "다수 함정 확보가 제한되는 신규 잠수함보다 기존 잠수함의 성능개량이 (우리에겐) 실질적인 위협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우리나라 등 각국이 운용 중인 탄도미사일잠수함(SSB)에 비해 북한 김군옥 영웅함의 미사일 탑재부가 비정상으로 크고 높단 점에서 "잠수함 고유의 능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 위원은 "북한 신형 잠수함은 선체 직경이 매우 작은 '로미오'급을 무리하게 탄도미사일발사함으로 개조하면서 함교 후방에 미사일 데크를 장착하는 기이한 설계방식을 채용했다"며 "이 때문에 신형 잠수함은 수중에서 정숙성이 매우 취약할 것이다. 미사일 탑재부가 발사 압력을 견디는 데 충분한 강성을 가졌는지 여부도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양 위원은 "북한의 신형 잠수함에 비정상적으로 비대한 미사일 데크를 얹은 건 김정은의 '전술핵 전력 증강' 지시에 따라 실리보다 과시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양 위원은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전술핵공격잠수함' 또한 재래식 추진방식(디젤엔진)을 택하고 있단 점에서 "수중에 대기하다가 보복하는 '2격'(second strike)보다는 선제타격에 중점을 두고 운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가운데 김 총비서는 이번 김군옥 영웅함 진수식 연설에서 "앞으로 계획돼 있는 신형 잠수함들, 특히 '핵추진잠수함'과 함께 기존 중형 잠수함들도 발전된 동력체계를 도입"하겠다며 핵추진잠수함 도입 의사도 거듭 밝혔다고 노동신문이 전했다.

북한은 2021년 제8차 노동당 대회 때 수립한 '국방과학발전·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의 핵심 과업 가운데 하나로 '핵잠수함'(핵추진잠수함)을 선정했다.

이와 관련 류 분석관은 북한이 핵추진잠수함을 도입하기 위해선 "러시아의 소형 원자로 기술 및 잠수함 설계기술의 지원이 요구된다"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내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김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개최될 경우 북한이 핵잠수함 기술 이전을 요구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의 이번 신형 잠수함 공개에 앞서 한미 정보당국은 이달 초부터 북한의 잠수함 개발 거점인 함경남도 신포조선소 등지의 동향을 집중 감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김군옥 영웅함을 진수한 만큼 조만간 이 잠수함을 활용해 SLBM 시험발사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