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격' 조사 받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장 재계약 불발

안영호 단장 "위에서 그렇게 결정한 듯… 다 수용했다"

2020년 9월24일 당시 안영호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연평도 인근 실종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2020.9.2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검찰로부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참고인 조사를 받은 안영호 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장(육사 42기·예비역 육군 중장)의 임기 연장을 위한 재계약이 불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군 당국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19일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장 채용 공고를 냈다. 국방부는 이달 29일까지 원서를 접수한 뒤 면접 등을 거쳐 내달 13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임기는 내년 12월 말까지다.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장은 전문임기제 공무원 가급에 해당하는 직위다. 안 단장은 지난 1월17일 임용됐다.

단장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의 기획과 계획 수립, 집행·관리, 그리고 관계 중앙행정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주한미군 등과의 전반적인 업무협조을 총괄·조정하는 업무를 맡는다.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장은 이 같은 업무의 연속성을 위해 통상 연말에 재계약을 통해 임기를 연장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수 전 단장의 경우 2010년 6월 단장으로 부임해 약 7년 간 단장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안 단장처럼 임용 1년 만에 단장직을 내려놓는 경우는 흔치 않다는 평가가 많다.

안 단장의 재계약 불발엔 그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수사와에 연루돼 있단 점이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안 단장도 뉴스1과의 통화에서 "그런 것(검찰 조사)도 있고 해서 위에서 그렇게(재계약하지 않기로)결정한 것 같다. 난 그걸 다 수용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10월11일 안 단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2020년 9월22일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 당시 청와대와 국방부의 의사결정 과정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9월24일 당시 안 단장은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으로서 언론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에게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안 단장은 같은 날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 보고에선 △다른 선내 근무자는 입지 않은 구명조끼를 이씨만 입고 있었고, △이씨가 부유물을 갖고 있었으며, △이씨가 신발을 가지런히 놓은 채 실종됐고, △이씨에게 월북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정보 등을 근거로 이씨가 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올 6월 해양경찰의 이 사건 최종 수사결과 발표 때 '이씨의 자진 월북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기존 판단을 뒤집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