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김태효, 美대사에 '반국가세력 척결 불가피' 강변"…金 "허위"
"美대사, 계엄 직후 김 차장 통화서 얘기 듣고 경악했다고 해"
김태효 "계엄 다음날 美대사와 통화 나눈 적 없어…허위 사실"
- 한병찬 기자, 김정률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김정률 기자 =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2·3 비상계엄' 이튿날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와의 통화에서 '반국가주의 세력을 척결하기 위해 계엄이 불가피했다"고 강변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외환 유치 진상조사단장인 정동영 의원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내란극복·국정안정특위 6차 회의에서 "어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우원식 국회의장이 접견한 자리에서 배석한 골드버그 대사로부터 얘기를 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우 의장은 6일 국회에서 블링컨 장관을 만나 한미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 의원은 한미의원연맹 준비 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정 의원은 "그 자리에 있던 골드버그 대사가 (임기 종료 전) 마지막 임무로 배석했는데 계엄 당일 국정원, 외교부,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온갖 관계자에게 통화를 시도했지만 일체 통화가 되지 않았다 하더라"며 "계엄 해제 직후인 지난해 12월 4일 아침에 통화한 사람이 있다. NSC 핵심이고 윤석열의 뇌수"라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은 "그 사람은 NSC 사무처장인 김태효 차장"이라며 "김 차장은 계엄 해제가 지난 이후였음에도 불구하고 골드버그 대사에게 '입법 독재로 한국의 사법, 행정 시스템이 망가진 반국가주의 세력을 척결하기 위해 계엄은 불가피했다'는 강변을 되풀이했고 골드버그 대사는 그 얘기를 듣고 경악했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영구 집권을 기획했던 컨트롤타워가 지금도 살아서 움직이고 있다. 태극기부대, 최 권한대행, 대통령 경호처, 국민의힘, 대통령 변호인단을 꿰는 일관된 메시지가 방증"이라며 "제2의 유신을 꿈꾸고 기획한 컨트롤타워에 대해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증거를 찾기 위해 오는 10일 연천에 있는 드론사령부를 예비역 장성들로 구성된 자문단과 함께 방문할 계획"이라며 "얼마 전 드론사 창고에서 불이 났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평양에 갔다 온 드론을 태운 것이 아닌지 가서 확인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 차장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계엄 선포 다음 날 아침 골드버그 대사와 통화를 나눈 적이 없다"며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김 차장 측은 "지난해 12월 3일 계엄이 선포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늦은 밤 골드버그 대사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은 바 있다"면서도 "통화에서 김 차장은 육성으로 방송된 대통령 담화문 이외에 관련 사항에 대해 알고 있는 바가 없으며, 추후 상황을 지켜보면서 정부 간 소통을 이어가자고 했다. 정 의원이 언급한 내용은 날조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동안 김 차장이 골드버그 대사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허위 사실로 진실을 호도하더니, 거짓으로 판명나자 이제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하면서 허무맹랑한 가짜뉴스로 선전 선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런 가짜뉴스는 한미동맹을 이간질하는 행태로 즉각 중단해야 하며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bcha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