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의장 "尹 비상계엄, 명분·절차 모두 흠결…소통도 전무"

외신 회견…"계엄 선포, 민심과 아주 동떨어져…모든 게 오판"
헌법재판관 임명 "논란될 것 없어"…국회·정부협의체 가동 촉구

우원식 국회의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외신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12.19/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은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이 '(야권의 입법 독주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참 납득이 안 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우 의장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외신기자 간담회를 열고 비상계엄 사태와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등을 둘러싼 소감과 향후 과제 등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우 의장은 "(계엄 선포는) 국민의 보편적 시각, 민심과 아주 동떨어진 판단이었다"며 "명분과 절차에 있어서 모두 흠결이 있었고 오판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22대 국회 들어서 단 한번도 국회에 오지 않았다. 의장이 만나자고 제안한 것도 화답하지 않았다"며 "국회와 소통도 전혀 없던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하는 것 역시 오판"이라고 했다.

계엄법 개정과 관련해서도 "국회가 이 부분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좀 더 확실하게 하는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권 출마에 "생각해본 적 없다"…헌법재판관 임명 "논란될 것 없다"

우 의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권 출마 가능성에 대해 "아직 생각해본 적 없다"면서 "국회의장을 하고 싶어서 치열한 선거를 치러 의장이 됐고 그 임기는 2026년 5월 30일까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국회는 국민의 신뢰를 전혀 받지 못했는데 이번에 비로소 그것을 넘어서는 것 같다"며 "모처럼 국회에 모인 관심을 잘 유지시키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놓고 논란 중인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인 임명 문제와 관련해서도 "논란이 될 이유가 없다"면서 "국정조사를 비롯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을 엄중히 묻는 일에도 국회가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우 의장은 "국회와 정부가 합심하고 긴밀하게 협력하는 틀로써 '국회·정부 국정협의체' 구성·가동이 시급하다"며 "아직 여야 간 이견이 있지만 최대한 빠른 가동을 위해 의장이 절충안을 내며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우 의장은 의회 외교 강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대외 신인도를 제고하고 세계 질서의 전환기에 외교 공백을 최소화 해야 한다"며 "초당적인 의원 특사단 파견을 비롯해 여러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尹 거부권으로 국정운영 동력 상실"…한덕수 대행도 '유감'

우 의장은 윤 대통령의 24번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두고도 비판을 이어갔다.

우 의장은 "재의요구에는 두 가지 성격이 있는데 정책에 대한 재의요구가 있고, 주변인 수사와 관련한 특검이 있다"며 "특검에 대한 거부권은 이제까지 대한민국 정부 대통령 중 본인, 가족, 측근에 대한 수사 요구를 거부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부인의 특검뿐만 아니라 해병대원 특검도 그 범주 안에 들어가는데 (윤 대통령은) 본인, 가족과 측근에 대한 조사를 막은 것"이라며 "국민의 엄청난 저항이 생긴 것이고 국정 운영 동력을 떨어뜨린 결정적 요인이다.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날 오전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농업4법(양곡관리법·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어업재해대책법·농어업재해보험법)과 국회법, 국회증언감정법 개정안 등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했다.

우 의장은 이날 한 대행과 통화했다면서 "대안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재의요구가 있었다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immu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