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사라지자 친윤·중진 연대 균열…당권 경쟁 신경전
'원내 인사' 이해 일치…나경원·권영세·권성동 후보군
'원톱' vs '투톱' 이견…권력다툼 긴장감 다시 고조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 여진에 몸살을 앓고 있다. 비대위원장 인선을 두고 중진의원들 간 교통정리가 되지 않으면서다. 당 내 통합을 외치고 있지만, 탄핵 찬성파에 대한 비판에 이어 '대화방' 유출을 둘러싼 잡음도 커지는 모습이다.
19일 여권에 따르면 비대위원장 인선은 다음 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원장 지명권이 있는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주말 동안 고민해서 다음 주 초에는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권한대행은 전날(18일) 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비대위원장에 대한 선수별 의견을 요청했다. 이날 초·재선 의원들은 각각 회의를 열고 이에 대해 논의했다.
당초 여권에서는 이르면 이번 주 비대위원장 인선이 마무리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비대위원장 임명을 위해서는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전국위 의결을 위해 3일의 공고 기간이 필요하다.
이에 한동훈 전 대표가 사퇴한 16일 비대위원장 후보자가 지명되고 이후 절차를 이어가 금요일(20일)이면 비대위원장 임명 절차가 마무리될 것이란 관측이었다.
실제 중진 의원들은 16일 오전 회의를 열고 비대위원장 조건으로 당의 안정과 화합, 쇄신을 이끌 수 있는 '당내 인사'로 의견을 모았다. 현재 '당내 인사'는 '원내 인사'로 한 번 더 조건이 좁혀졌다.
하지만, 이후 인선 작업은 난항에 주춤하는 모습이다. 비대위 인선에 속도를 내던 중진의원들 간 교통정리가 되지 않으면서다.
앞서 중진들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데 공동전선을 구축했다. 권 원내대표를 추대로 의견을 모았고, 한 전 대표의 반대로 추대는 가로막혔으나 이후 경선을 통해 '권성동 원내대표' 만들기에 성공했다. 한 전 대표를 향한 '탄핵 책임론'에도 앞장서며 비대위 전환에도 힘을 보탰다.
이같은 협력 체제는 비대위원장 인선을 앞두고 깨지는 모습이다. 당초 권영세-나경원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효율적인 위기 수습을 위해 권 권한대행의 원톱 체제가 부상했다. 이에 '누구'를 고민하던 여권은 '원톱'이냐 '투톱'이냐를 두고 고심하는 분위기다. 재선의원 모임을 마친 후 엄태영 의원은 "원톱과 투톱 의견이 반반인 것 같다"고 말했다.
투톱을 주장하는 측에선 다양한 목소리를 통합하고, 권 권한대행이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인사라는 점에서 계파 색채가 옅은 비대위원장이 필요하다고 한다. 반면 원톱을 주장하는 측에선 권 권한대행이 당을 이끌고 있으며, 탄핵 심판 등 굵직한 정치적 현안이 많은 만큼 상황을 보다 지켜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탄핵 정국 속 비대위원장 인선을 둘러싼 이견이 권력다툼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두고 당내 소수인 '찬성파'를 향한 비토 목소리와 최근 의원들의 온라인 대화방 유출 사건 등으로 인한 당내 불신이 커지는 점도 권력다툼 우려를 더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갈등 최소화를 위해 비대위원장 인선에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비대위원장이 조기 대선을 이끌어야 할 수 있다는 점도 신중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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