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비상계엄 우려·유감 표명까지만…탄핵엔 선긋는 국힘
野 탄핵 추진에 "탄핵 만큼 막아야" "배신자 나와선 안돼"
오후 10시 의총 다시 열 예정…해외 체류 의원들 귀국 중
- 조현기 기자, 서상혁 기자,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서상혁 박기현 기자 = 국민의힘 의원들은 4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윤 대통령에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 다만 야당 주도로 추진 중인 윤 대통령 탄핵에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3시간 넘게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윤 대통령 탈당에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다만 내각 총사퇴와 김용현 국방부 장관 해임에는 뜻을 모았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내란죄 적용을 거론하며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에 대해선 동참하기 힘든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여러 주장이나 이야기를 하나씩 설명드리는 건 오히려 혼란을 가져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김상훈 사무총장도 "지금 무슨 탄핵 애기를 하냐"면서 이날 의총에서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이야기는 중점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박수민 의원도 의총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민주당하고 조국혁신당은 오버하면 안 된다"며 "정략을 펼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차분한 대응을 촉구했다.
친한(친한동훈)계 박정훈도 이날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의 계엄령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극단적 행위였다"면서도 "이재명이 법의 심판을 완전히 받을 때까지 현 정부는 시간을 벌어줘야 한다. 야당이 발의했던 특검은 받더라도 대통령 탄핵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외에서도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SNS에 "두 번 다시 박근혜처럼 헌정이 중단되는 탄핵사태가 재발 되어선 안 된다"며 "박근혜 때처럼 적진에 투항하는 배신자가 나와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여당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대해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당내 중진인 안철수 의원은 "비상계엄에 대해선 (국민의힘 의원들도) 전부 반대"라며 "당혹스러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 21인도 이날 성명을 내고 "헌법의 주권자인 국민을 무시한 계엄 선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감에 따라 국민의힘 의원들은 현재 국회 경내 및 국회 근처에서 비상대기 중이거나, 해외에 체류 중이던 의원들은 급히 귀국 중인 상황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들에게 보내는 공지를 통해 "금일 0시 이후 본회의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접수보고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후 10시에 열릴 예정인 의원총회에 반드시 참석해달라고 당부했다.
배현진 의원은 이날 SNS에 "네팔 한글학교 설립관련 출장으로 네팔 문화부 장관단과 회의를 하던 중 듣고도 믿지 못할 계엄 소식에 저희는 곧장 전 일정을 취소하고 밤새 한국 상황을 지켜봤다"며 "현재 가장 빠른 귀국편을 기다리고 있다"고 글을 게시했다. 네팔에 출장 중인 진종오 의원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사안을 결코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을 방문했던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성일종 의원도 이날 SNS에 "일본 유엔사 후방 기지 방문 중이던 우리 국회 국방위원회 여야 의원들은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오늘 아침 첫 비행기로 귀국했다"고 설명했다.
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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