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개원식도 시정연설도 싫다니…대통령 자리가 장난이냐"

"677조 예산 어찌 쓸지 국민에게 예의 갖춰 허락 구하야 마땅"
"명태균·우크라·의료대란 입장도 밝혀야…반드시 직접 나오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 정부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0.3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3일 윤석열 대통령이 22대 국회 개원식이 불참한 데 이어 오는 4일 2025년도 예산안에 관한 시정연설도 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것과 관련 "개원식도 오기 싫고 시정연설도 하기 싫다니 대통령 자리가 장난이냐"고 따져 물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초로 국회 개원식 불참 기록을 남기더니 이번에는 대통령 시정연설 패스"라며 이렇게 말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시정연설은 한 해 국가를 꾸려갈 살림에 대한 신중한 설명의 자리"라며 "행정부 수반으로 국회의 협조를 구하며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 깊은 양해와 도움을 구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677조 원에 달하는 예산을 쓸 권리를 휘두르는 게 아니라 국민의 소중한 혈세 677조 원을 어찌 쓸지 그 예산의 주인이자 수혜자인 국민에게 정중히 허락을 구하는 자리"라며 "어디에, 얼마나, 어떻게 쓸지 국민에게 예의를 갖춰 허락을 구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에는 명태균 씨 녹취가 불러온 파장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의료 대란 등 현안에 대해 대통령의 입장을 밝혀야 할 부분도 많다"며 "시정연설은 이 복잡하고 시끄러운 현안에 대해 책임 있는 답을 하고, 대통령으로서의 최소 의무를 다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내일 반드시 국회에 직접 나와 예산안에 대해 몸을 낮춰 협조를 구하고 국민께 직접 해명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김건희 여사가 하라는 것 말고는 하고 싶은 일만 하려는 대통령은 자격이 없다"며 "아내를 보호하고, 아내를 위하는 김건희 여사 남편 노릇은 집에서나 하시고 국민을 위해 자기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는 4일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677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관한 국회의 심사가 시작된다. 다만 윤 대통령 대신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해 시정연설을 '대독'할 것으로 알려졌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