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100일' 김건희 차별화 성과…구체적 실적은 "…"

'국민눈높이'로 용산과 차별화…재보선 선방·지지율 반등
여권 분열 속…해병대원 특검법·여야의정 등 성과 못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 YBM연수원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서울·인천·경기 기초의원 연수에서 참석 기초의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2024.10.3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취임 100일을 맞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가장 큰 성과로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별화가 꼽힌다.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에 '국민 눈높이'라는 잣대로 문제 해결 의지를 보여준 것에 민심은 점차 반응하고 있다. 다만 한 대표가 취임후 제안한 여러 정책 대안들이 가시적 성과로 이어진 경우는 거의 없다.

한 대표는 30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당정이 11월 내에 매듭지어야 할 주요 과제로 발상의 전환과 변화·쇄신을 꼽으며 "최근 드러난 문제들을 비롯해 국민들께서 우려하시는 지점들에 대해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관철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개혁·쇄신 과제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 대표는 당대표 경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별화 전략, 수평적 당정관계를 내세우며 당선됐다. 취임 이후에도 해병대원 특검법,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 문제, 의정갈등 해법 등 주요 현안에 자신의 원칙을 내세우며 대통령실과 충돌했다.

대통령실과 가장 현격한 시각차를 보인 것은 김 여사 문제였다. 한 대표는 10.16 전당대회를 앞두고 주가조작 연루·명품 가방 등 기존 김 여사 문제에 공천 개입 의혹까지 터지자 대통령실을 향한 압박 강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면담을 앞두고 공개 활동 중단, 의혹 규명 협조, 대통령실 인적 쇄신 등 김 여사를 향한 3대 조치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후 대통령실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드러내자 대통령 가족과 측근의 비위행위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임명 카드를 꺼내든 상태다.

김 여사를 향한 국민 여론이 악화 일변도였던 만큼 김 여사를 고리로 한 한 대표의 차별화 전략은 먹혀들었다. 한 대표는 대통령에도 굴복하지 않는 '소신 있는 정치인' 이미지를 심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10.16재보선 최대 승부처로 꼽혔던 부산 금정에서도 국민의힘은 22.07%포인트(p) 차의 압승을 거뒀다. 최근 대통령의 지지율은 일부 조사에서 10%대가 나오는 등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은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대통령과의 차별화 시도는 당내 내홍 격화라는 만만찮은 비용을 치러야 했다. 윤-한 갈등은 물론 친윤(친윤석열)계, 친한(한동훈)계 등 계파 갈등도 심화해 당내 충돌이 일상화했다.

당정의 전폭적 지지를 받지 못하다 보니 민생 등 정책적 실적을 내기도 쉽지 않았다. 한 대표는 당대표 선거 출마 선언 때부터 별도의 조건을 걸지 않고 제3자 추천 방식의 해병대원 특검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당 내 반발에 부딪히면서 우선순위가 뒤로 밀린 상태다.

의정 갈등의 중재자를 자처하며 제시한 '여야의정 협의체'도 두 달 넘게 진전이 없다. 당초 의료대란을 막겠다며 추석 전 출범을 목표로 뛰어들었지만 정부와 의료계를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최근엔 의사단체 2곳이 참여 의사를 알려왔지만 협상의 키를 쥔 주요 의료단체나 정부, 야당 설득은 요원한 상태다.

대통령실에 요구한 김 여사를 향한 3대 조치 역시 단 하나도 얻어내지 못한 채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다. 한 대표가 꾸준히 강조해 온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외연 확장도 아직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여권 관계자는 "용산과 차별화 전략이 선거나 당 지지율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도 "한 대표가 당 대표로서 리더십을 확보하고 차기 대권주자로서 존재감을 키우려면 여권 분열을 정리하고 정책적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songs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