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보고서 작성자들 "긴 호흡으로 했어야" "2000명 굉장히 소모적"
[국감현장]"잘못 따질 상황 아냐…의사들, 논의 장 나와야"
- 김규빈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의사인력 수급 추계 연구보고서를 작성한 의료계 관계자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해 교육여건 등을 고려해 긴 호흡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 연구위원은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러가지 통계적 기법을 사용해서 추계를 했지만, 이 결과는 (의대증원) 논의 전인 2019년에 수행되었던 과제"라며 "의대 증원과는 상관없이 나온 수치"라고 말했다. 신 위원은 2035년까지 의사 수가 1만명이 부족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
이어 "그간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된 논의에 십여차례 이상 참여를 했는데 일관되게 5년 동안 2000명을 증원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연착륙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려왔다"며 "교육여건 등을 더 긴 호흡으로 봤으면 좋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구) 내용이라는게 연구자들은 연구를 하고 자기가 생각하는 내용을 말하면 최종 결정은 정부에서 하는 것"이라면서도 "이제는 '정부가 잘못했다' '전공의가 잘못했다'를 따질 상황이 아니다. 지금까지 9개월 동안 국민과 환자가 피해를 본 만큼 정상화 과정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임상 현장에 계신 의사들의 의견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지난 20~30년간 누적된 문제를 지금 한꺼번에 논의하고 있기 대문에 오히려 지금이 위기의 국면이지만 기회의 장이 될 수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참고한 연구보고서를 작성한 권정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도 "(정부가) 연구보고서에 있는 내용을 바로 정책으로 치환한다면 행정부가 (있는 게) 도대체 무슨 소용이겠는가"라며 "연구보고서에 2000명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지적을 계속하는 것이 굉장히 소모적이고 필요없는 논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 위원은 "처음에 300명을 증원하고 추가로 200명을 증원해 500명을 증원하자고 했을 때 이런 식의 갈등이나 반발이 발생하지 않을 것인가를 고려해볼 수 있다"며 "의료인력이 얼마나 추가적으로 더 필요할 것인가에 대해 충분한 논의를 통해 의사들을 설득해 논의의 장으로 나오는 것 외에는 뚜렷한 방법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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