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법 이탈표 '긴장감'…김건희 사과 "빨리" "아직 아냐"

친한계, 조속한 대국민 사과 촉구…"공수처 수사 후" 혼재
표 단속 내부 고심…윤, 원내지도부 만찬 스킨십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위해 출국하며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9.19/뉴스1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김 여사 공개 사과 목소리가 여권 내에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자칫 야권에 빌미를 줘 더 큰 정치 공세에 시달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와 대통령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은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해병대원 특검법)과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김 여사 특검법).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지역화폐법)에 대해 국회에 재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여권 내에선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재표결 전 김 여사가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전날(1일) K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이제 당사자(사과)만 남은 것이고 진솔한 사과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동혁 최고위원도 지난달 30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둔 상황에서 김 여사의 도의적 사과 표명은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당내 목소리가 있다는 지적에 "저도 같은 입장"이라고 공감했다.

친한계는 아니지만 5선 중진 윤상현 의원도 전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사실 이 분(김 여사)이라고 사과 안 하고 싶겠나. 일단 논란의 중심이 된 것에 대해서는 국민들한테 송구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김 여사 자신도 사과할 용의가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반면 김 여사가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는 요구에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당내 의견도 적지 않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아직까지는 수사 결과가 발표된 시점이 아니기 때문에 사과를 하는 그런 언급은 조금 부적절하다"며 "수사 결과가 다 발표되고 마무리된 다음에 김 여사 본인께서 판단해서 결정하실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내부에서는 결국 국민의힘을 내부적으로 분열시키려는 의도가 있고 또 어떻게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꼬투리를 잡아서 탄핵정국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느끼고 있다. 재표결을 하더라도 이탈 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여권 내 혼란스러운 상황에 야권은 여당의 이탈표를 노리고 있다. 여권 내에서는 이탈표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지만, 일부 의원들이 김 여사의 사과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표 단속에 대한 여권 내부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대통령의 거부권 법안이 국회 재표결을 통과하려면 본회의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 등 범야권 의석수 192석에서 국민의힘 내 8표 이상의 이탈 표가 나오면 법안이 통과된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이날 추경호 원내대표와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원내 지도부 인사들과 국민의힘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과 간사단을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만찬을 할 예정이다. 재표결을 앞둔 시점인 만큼 여당 내부의 단일대오를 유지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choh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