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손준성 탄핵 심판할 헌법재판관 3인 선출 '기싸움'
내달 국회 추천 3명 임기 만료…여야 1명씩, 남은 1명은?
국힘 "여야 협의로" 민주 "과반 야당이"…물밑협상 난항
- 임세원 기자
(서울=뉴스1) 임세원 기자 = 다음 달 임기가 만료되는 3명의 헌법재판관 후임 선출을 앞두고 여야가 쉽사리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어 재판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에 퇴임하는 후보자들이 각각 보수와 중도,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고 있어 이들의 후임으로 누가 오는지에 따라 헌재의 판결 성향이 한 쪽으로 기울 수도 있다. 그만큼 여야가 각각 얼마큼의 추천권을 확보할지가 화두로 떠오른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 몫으로 선출된 이종석 헌법재판관 소장과 이영진·김기영 재판관은 다음 달 17일 6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이들은 2018년 당시 원내교섭단체 3당의 추천으로 선출됐다.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종석 소장은 당시 야당이던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기영 재판관은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의 추천으로 선출됐다. 중도 성향의 이영진 재판관은 당시 제2야당인 바른미래당의 추천을 받았다.
헌법재판관 9명 중 3인은 국회가 지명하게 되어있으나, 선출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은 없다. 따라서 다당제 구조의 현 국회에서는 시기별 헌재 구성마다 누가 몇 명을 추천하느냐를 두고 샅바싸움이 있었다.
국민의힘은 오랜 관례대로 여야가 재판관 1명씩을 선출하고 나머지 한 명은 합의로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민주당은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3명 중 2명을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의석수가 곧 민심'이라는 주장과 함께 앞서 1994년 헌재 재판부 구성 과정에서 의석수가 2배 많았던 민주자유당(당시 여당)이 2명을, 야당인 민주당이 1명의 재판관을 추천했던 것을 근거 삼는다.
여야는 최근 이 문제를 두고 협상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쉽사리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뉴스1 과 만나 "의석수가 압도적으로 높은 민주당이 3명 중 2명을 추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다만 국민의힘이 거부하는 것으로 (협상의) 1라운드가 끝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야가 재판관 인선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재판 공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헌재 재판부는 재판관 7명 이상이 출석해야 사건을 심리할 수 있는데, 국회 몫의 인선이 늦어지면 판결 정족수에 미치지 못해 차질이 불가피하다. 현재 진행 중인 손준성 검사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심판 등도 심리 중단 등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한 여당 의원은 "아직 대화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은 상태"라며 "국민의힘 입장은 변함 없고 (여야 각각 1명, 여야 합의 1명) 그것이 국회의 관례다"고 말했다.
sa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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