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런·꼬붕' 파행, '뉴라이트' 논란…심우정·안창호 청문보고서 불발
법사위, '정청래 빌런' 사과요구 설전만 벌이다 정회
민주 '안창호 부적격' 기류…운영위 전체회의 취소
- 송상현 기자,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한병찬 기자 =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와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잇따른 상임위원회 파행으로 불발됐다.
국회 법사위는 5일 오전 전체 회의를 열고 형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4건의 법안 심사를 마친 후 심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과 인사청문경과보고서채택 건을 상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안건 상정에 앞서 전날 자신을 '빌런'이라고 언급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유감 표명을 요구했다.
정 위원장은 "어제 국민의힘 유상범 간사를 비롯한 국민의힘 위원들이 기자회견을 통해서 저를 빌런이라고 비난했는데 상당히 모욕적"이라며 "(빌런의 사전적 뜻대로) 제가 악당, 악한, 악인, 범죄자냐. 불쾌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런 악당 위원장과 같은 공간에서 회의하는 여러분들은 악당의 꼬붕(아랫사람의 비하어)들이냐"고 응수했다.
전날 민주당이 세 번째로 발의한 해병대원 특검법을 법안1소위로 회부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사위에 불참하고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오늘은 '빌런(악당) 정청래'가 '꼼수 정청래 위원장'의 모습을 보인 날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 위원장은 "제가 꼼수를 부린 적 있냐. 국회법에 보장돼 있는 대로 국회법대로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정한 대한민국의 악당은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아니냐"며 "어제 기자회견을 한 부분에 대해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사과 표명을 해라"고 다그쳤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의사진행발언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지만 정 위원장은 "사과할 거면 하라"고 응수했다. 이에 여야 간 고성이 오갔고 결국 정 위원장은 정회를 선언했다.
이후 법사위는 내부 공지를 통해 "오늘 전체 회의는 속개되지 않는다"고 알렸다. 또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법사위원들은 입장문을 내고 "마지막으로 국민의힘 위원들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만 있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등을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안창호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한 운영위원회 전체 회의 역시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운영위 여당 간사인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언론 공지에서 "오늘 오전 10시 45분 열리기로 한 국가인권위원장 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한 운영위가 민주당 요청에 의해 10시10분께 취소됐다"며 "민주당은 오늘은 더 논의할 수 없다고 했다. 다음 주에 다시 논의하자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유감이다. 청문보고서까지 완성되고, 의결 절차만 남았었다. 우리의 적격 사유, 민주당의 부적격 사유 모두 병기하고 내용 확인도 양당 수석 간 모두 마쳤다"며 "더 논의가 필요했다면 운영위 회의를 통해 진행하는 것이 옳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에서 오늘까지 청문보고서를 송부해 달라는 문서가 아침에 이미 국회사무처 운영위 행정실 도달했다고 한다"라고도 전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내부 논의 결과 지금 채택하는 건 맞지 않다고 판단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은 안 후보자의 '뉴라이트 역사관'과 종교편향, 성인지감수성 부족 등을 이유로 '부적격자'라는 입장이다.
안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시한(20일)을 넘긴 만큼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songs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